타깃형공격수 이정협·이용재, 슈틸리케 눈높이 채울까?

by이석무 기자
2014.12.19 11:35:58

상주 상무 소속의 이정협. 사진=대한축구협회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주축 공격수로 활약한 이용재(오른쪽).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슈틸리케호의 전지훈련도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제주에서 소집 훈련을 시작한 축구 대표팀은 오는 21일 훈련 일정을 모두 마치고 22일 오전 10시 호주 아시안컵에 나설 대표팀 최종 명단을 발표하게 된다.

울리 슈틸리케(60) 축구 대표팀 감독은 유럽파와 중동파들이 빠진 이번 전지훈련에서 ‘신데렐라’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배고픈 선수를 찾고 있다”라며 ‘무한 경쟁’을 선언하기도 했다.

‘신데렐라 탄생’이 가장 절실한 포지션은 최전방 스트라이커다. 이동국(35·전북)과 김신욱(26·울산)이 부상 중이고 박주영(29·알샤밥)의 골 침묵도 길어지고 있다.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 이번에 처음 대표팀 훈련에 참가한 강수일(27·포항), 이종호(22·전남), 이용재(23·나가사키), 이정협(23·상주), 황의조(22·성남) 등 새내기 공격수 4인방에게는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동안의 평가전을 종합해볼 때 슈틸리케 감독이 가장 선호하는 공격수 스타일은 타깃형 공격수다. 타깃형 공격수는 전방에서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공중볼을 따내야 한다. 공을 빼앗기지 않고 슈팅까지 연결하거나 동료에게 찬스를 만들어줄 수도 있어야 한다.

이동국과 김신욱은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는 타깃형 공격수의 전형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둘은 부상으로 아시안컵에서 볼 수 없을 전망이다. 박주영은 기본적으로 슈틸리케 감독이 선호하는 타깃형 스타일이 아니다. 다양한 전술 활용을 위해서라도 타깃형 공격수가 대표팀에 필요하다.

제주에서 훈련 중인 신예 공격수들 가운데 타깃형 골잡이로 분류될만한 선수는 이정협과 이용재다. 이종호와 황의조는 측면이나 쉐도 스트라이커로 어울리는 선수다.



이정협은 186cm의 큰 키에 스피드와 공중볼 능력을 겸비한 전형적인 타깃맨이다. 올 시즌 상주에서 23경기에 출전했다. 그 중 11경기가 교체 출전일 정도로 주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많지 않은 출전 경기에도 4골을 터뜨렸다.

특히 지난달 29일 경남FC와의 K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2골을 터뜨려 슈틸리케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소속팀에서조차 주전이 아닌 이정협을 전지훈련에 합류시킨 이유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의 움직임이 좋았다. 그의 경기를 5번이나 봤다”고 말했다.

이정협에게 가장 부족한 부분은 경험이다. 대표급에서 활약해본 적이 없다. 당연히 큰 경기를 치러본 적도 많지 않다. 아시안컵과 같은 큰 무대에서 당장 활용하기에 미덥지 못하다.

이용재도 주목받는 원톱 후보다. 이정협과 마찬가지로 186cm의 좋은 신장을 갖추고 있다. 지난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김신욱의 부상 공백을 메우면서 한국이 28년 만에 금메달을 따는 데 힘을 보탰다.

이용재의 강점은 동료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연계 플레이다. 제공권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각 연령별 대표팀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도 활약하는 등 국제경기 경험도 제법 된다. 프랑스리그 낭트에 입단한 적도 있다.

하지만 골 결정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지적받고 있다. 올해 J2리그에서 활약했지만 14경기에서 3골을 넣는데 그쳤다. 아시안게임 참가로 경기 출전 수가 적었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골 수가 너무 적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홍콩과의 16강전서 1골을 넣은 것이 전부였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6골 3도움을 기록한 강수일은 소속팀에서 주로 측면 공격수로 활약했다. 상황에 따라 최전방 원톱도 맡을 수 있지만 타깃형과는 거리가 멀다.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가 그의 주특기다. 대표팀에선 두 차례 연습경기에서 모두 골을 터뜨렸다. 마땅한 원톱 대안이 없다면 강수일의 가능성을 시험해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