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1억원이 아깝지 않다…역시 No1 벤츠 GLE SUV

by남현수 기자
2020.07.14 07:00:00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역시 벤츠는 클수록 좋아” 메르세데스-벤츠 중형 SUV GLE를 시승하며 나온 첫 마디다.

자동차 시장은 전통 내연기관 막바지다. 앞으로 시장의 핵심은 전기, 자율주행 그리고 커넥티비티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이 앞다퉈 전기차를 내놓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탐탁치 않다. 벤츠는 친환경 자동차의 전략을 세분화했다. 이번에 시승한 GLE 450 4MATIC 역시 벤츠 친환경 포트폴리오의 일환으로 48V 마일드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소극적이지만 시대 변화에 반응하고 있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 GLE 450 4MATIC이다. 2020년 연식변경 모델로 반자율 주행 기능, 파노라믹 선루프, E-액티브 바디 컨트롤 등의 편의안전사양을 강화했다.

GLE 450에는 AMG라인 익스테리어가 기본으로 적용된다. 스포티한 디자인의 프론트 범퍼와 크롬핀이 적용된 라디에이터 그릴 등이 기본 모델과 차별화된다. 세련되면서도 단단한 모습이다. 멀티빔 LED헤드램프에는 좌우 각각 84개의 LED가 장착된다. 시동을 걸고 헤드램프가 켜지면 LED가 춤을 춘다. 마치 철새의 화려한 군무를 보는 듯하다. 큰 휠하우스와 더불어 AMG라인 익스테리어에 포함되는 20인치 휠, 바디 스타일링 킷은 SUV다운 역동성을 드러낸다. 후면 디자인은 최근 벤츠의 테일램프가 반영됐다. 범퍼 하단에 위치한 리어 디퓨저와 듀얼 머플러팁은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외관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멀리서 GLE를 바라보면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다. 비좁지않을까 생각되지만 차량 안에 탑승해 보면 반대다. 실내를 구성하는 요소는 여유롭고 고급스럽다. 우드트림으로 마감된 실내는 앤틱함 마저 느껴진다. 질 좋은 가죽과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기분 좋은 만족감을 선사한다. 12.3인치 디스플레이 두 개를 나란히 배치했다. 하나의 패널같은 착각마저 든다. 클러스터 조작은 스티어링휠 왼쪽 편에 마련된 버튼 뭉치로 할 수 있다. 센터디스플레이는 터치를 기본으로 스티어링휠에 위치한 버튼 그리고 센터 콘솔에 있는 터치패드를 통해 조작할 수도 있다. 앰비언트라이트가 화려하게 빛나는 밤이 되면 낮과 180도 변한다. 기분과 취향에 따라 실내 조명을 선택할 수 있다. 고가구 같던 실내는 첨단 IT기기에 타고 있다는 기분을 선사한다.

풍부한 편의장비는 다양한 기능을 품고 있다. 1열 열선, 통풍은 물론 ‘안녕 벤츠’라는 물음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음성인식 시스템도 있다. 원하는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선 숙지해야 할 부분이 많다. 통풍시트 켜줘 같은 물음엔 반응하지 않는다. 넓은 면적의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는 다양한 정보가 표시된다. 폰트의 크기가 커 언뜻 봐도 금새 인지할 수 있다. 부메스터 오디오는 저음이 두드러진다. 클래식한 음악과는 거리가 먼 세팅이다. 베이스가 강한 하우스음악과 찰떡이다.

2열의 완성도가 우수하다. 독일차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편견을 깨기 충분하다. 1열보다 높게 배치해 전방 시야를 확보했다. 머리 위로 펼쳐진 파노라마 선루프에선 햇볕이 쏟아진다. 비라도 내리는 날엔 유리에 부딪히는 빗소리가 감성을 자극한다.

국내 판매하는 GLE는 해외 판매 모델과 달리 3열은 없다. 대신 넉넉한 트렁크를 마련했다. 630L의 기본 용량에 2열을 폴딩하면 2055L까지 확장할 수 있다. 골프백은 가로나 세로로는 들어가지 않는다. 사선으로 포개 넣으면 네 개까지 거뜬하다.



보닛 아래에 품은 직렬 6기통 가솔린 트윈 터보는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최고출력 367마력, 최대토크 51.0kg.m의 발톱을 드러낸다. 친환경 시대에 걸맞게 엔진에는 조력자가 붙었다.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붙은 EQ부스트(48V 마일드하이브리드, 스타트 제너레이터)는 발진 시 22마력의 출력과 22.5kg.m의 토크를 더한다. 공차중량 2395kg에 달하는 육중한 차체가 가뿐히 나아가는 이유다. 클러스터를 통해 배터리가 충전되는지 힘을 보태는지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리터당 8.7km의 복합연비가 시내에선 반 토막이 난다. 가고서고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에선 5km/L를 넘기기 쉽지않다. 연비창만 보면 48V 마일드하이브리드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

시승 내내 뛰어난 NVH에 감탄해 마지않았다. 창문과 바닥으로 유입되는 소음을 최소화했다. 거친 노면도 비단을 깐 듯 매끈하게 소화하는 E-액티브 바디 컨트롤 서스펜션이 일품이다. 방지턱을 뒤늦게 발견해 속도를 유지한 채 넘어가도 허둥지둥대지 않는다. 스포츠 드라이빙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코너 한계치가 높지 않다. 가속 성능에 대한 불만은 없다. 출발할 때나 추월 가속에서도 여유가 느껴진다. 9단 자동변속기는 제 역할을 수행한다. 다만 저속에서 가감속을 반복하면 때때로 변속 충격이 느껴진다. 매력적인 엔진음을 더 크게 듣고 싶다면 스티어링 휠 뒤 편에 숨어있는 패들시프트를 이용하면 된다. 단수를 낮출수록 엔진의 존재감은 강해진다.

연식 변경을 거치며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를 기본으로 탑재한다. 앞 차와의 간격이나 차선을 유지하는 실력이 100점 만점에 80점이다. 잠깐의 딴짓을 허용한다. 정차 후 자동으로 출발하는 시간이 기존 3초에서 30초로 길어졌다. 정체 구간에서 활용도가 높다.

GLE에선 100년 넘게 쌓아 온 벤츠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묻어있다. 잘 하는 일을 명확하게 구현했고, 완성도도 높다. ‘역시 벤츠’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세단에 이어 수입 SUV 시장도 장악하겠다는 벤츠의 의지가 명확히 드러난다. 세일즈 포인트가 뚜렸하다. 1억원을 지불할 수 있고, 편안한 도심형 SUV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안성맞춤이다. 벤츠의 ‘삼각별’로고는 덤이다.



: 뒤어난 디테일과 NVH, 만족도가 높다

: ‘마일드하이브리드 맞아?’ 낮은 연료효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