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사드' 제3부지 내주 발표…롯데골프장 사실상 낙점

by김관용 기자
2016.09.25 11:22:24

26일 국방부 국정감사 이후 사드 배치 부지 공식발표 예정
성주골프장 사실상 확정…군 당국, 롯데와 물밑 협상
국유지 제공하는 부지교환 방식으로 매입 추진
9홀은 사드 부지, 나머지 9홀은 미군 골프장 활용
김천시 반발 거세, 원불교까지 성주 성지 이유로 사드 반대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부가 이번 주 초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위한 부지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팎에서는 성주골프장(롯데스카이힐 성주CC)이 사드의 최종 배치지역으로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복수의 군 관계자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은 최근 사드 배치 제3후보지에 대한 실사를 완료하고 평가 결과를 종합하고 있다. 당초 23일 경 부지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국정감사 준비 등을 이유로 26일 이후로 늦췄다.

군 관계자는 “추석 연휴 뒤 사드 배치 지역을 공식 발표하는 것을 검토해왔다”며 “현재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미 공동실무단은 성주군과의 협의를 통해 경북 성주군내 제3부지 후보지 3곳을 선정하고 지난 달 29일부터 실사를 진행했다. 성주골프장과 금수면 염속봉산, 수륜면 까치산 부지에 대한 부지가용성 평가에서 성주골프장이 최고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주군 초전면에 위치한 성주골프장은 민가로부터 떨어져 있고 해발 680m에 위치해 성산포대 보다 300m 가량 높아 전자파 유해성 논란을 최소화 할 수 있다. 특히 진입도로가 이미 마련돼 있고 전기·수도·가스·등의 제반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

국방부는 일찌감치 성주골프장을 사드 배치지로 내정하고 소유주인 롯데 측과 물밑 협의를 벌여왔다.

실제로 빈센트 브룩스 한미 연합사령관은 지난달 을지프리덤가디언(UFG) 기간 동안 우리측 이순진 합참의장에게 성주골프장이 유력 후보지로 한국 언론에 오르내리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골프장으로 사드 배치 부지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일이 틀어질까 우려해서다. 앞서 사드 배치지가 성주 성산포대로 결정된 것을 해당 지자체 보다 언론이 먼저 알고 보도해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사드 배치지로 성주골프장이 최종 결정되면 국방부는 부지 확보를 위한 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성주골프장 부지 매입 비용이 1000억원대로 예상됨에 따라 롯데 측에 다른 국유지를 주고 성주골프장을 받는 부지 교환 방식이 될 전망이다.

앞서 국방부는 위례신도시 개발 당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게 남성대 골프장을 주고 동여주CC와 용인 처인CC를 대체지로 받은 전례가 있다.

한·미 군 당국은 18홀의 성주골프장에 9홀을 사드 부지로 활용하고 나머지 9홀은 미군 골프장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계획대로 사드 배치 작업이 진행되면 내년 말부터 주한미군은 사드 포대를 운영하게 된다.

문제는 성주골프장과 인접한 김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다. 골프장 근방 5㎞ 내에는 김천시 남면 및 농소면 주민 1000여 가구가 살고 있다. 특히 5000여 가구가 넘는 주민이 거주하는 김천혁신도시와도 8k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에 따라 박보생 김천시장 등 주민대표단은 국방부를 항의 방문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사드 배치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또 1000여명이 넘는 김천시민들이 상경해 국방부 앞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 집회까지 열었다. 사드배치반대김천투쟁위원회는 24일에도 2만여명이 참가하는 범시민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원불교 마저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원불교의 성주 성지는 성주골프장에서 직선으로 500m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원불교는 사드 배치 반대를 종단 공식입장으로 채택했다.

현재 국방부는 황희종 기획조정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10여명 규모의 국방협력단을 김천으로 보내 주민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