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원아 교재 찢고, 식판 들고 서 있게 한 보육교사 벌금형

by강지수 기자
2022.11.12 14:07:24

[이데일리 강지수 기자] 경기 구리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4세 원아가 학습 진도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이유로 다른 아동들이 보는 앞에서 교재를 찢는 등 정서적 학대를 한 보육교사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형사1단독(부장판사 정혜원)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경기 구리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다른 아동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학습 진도를 따라오지 못한다며 피해 아동 B군의 교재를 찢었다. 이에 놀란 B군이 바닥에 주저앉았지만, A씨는 이를 보고도 약 20분 동안 방치했다.



또 같은 날 점심 식사를 마친 B군이 식판을 반납하려고 A씨에게 식판을 내밀었지만 이를 건네받지 않고 B군을 4분간 서 있게 했다.

재판에서 A씨는 “B군이 밥을 남겨서 식판을 회수하지 않은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CCTV 영상에서 피해자의 식판에 남은 음식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어린이집 보육교사인 피고인이 정서적으로 학대한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자의 보호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의 학대 행위가 비교적 중한 편에 해당하지 않고, 다소 우발적으로 저질러진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