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점점 커지는 LG 스마트폰에 대한 우려

by정병묵 기자
2017.01.12 05:44:27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LG전자(066570) 스마트폰 사업이 위기라는 얘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근래 상황을 보면 우려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약 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2분기부터 7개분기째 적자 행진을 이어갈 것이 유력하며 올해 1분기에도 적자 탈출은 요원해 보인다.

지난해부터 각종 글로벌 스마트폰 순위 조사를 보면 5위권 내에서 LG의 이름을 찾아볼 수가 없다. 프리미엄 제품 판매 부진에 따라 재고 처리 비용이 늘어나고, 마케팅 비중이 축소되고 이것이 다음 제품의 판매 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사이클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4분기 LG전자 전사 잠정실적을 보면 매출을 15조원 가까이 올렸음에도 300여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는데, 모바일 사업이 ‘블랙홀’로 잘 나가는 다른 사업부의 성적까지 위협하는 형국이다.



LG전자 입장에서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지난해 여름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모바일 사업을 쇄신하기 위해 채찍질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안팎에서는 좋은 제품을 잘 만들어 마케팅을 잘 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급망 관리 혁신 등 A부터 Z까지 혁신하지 않고서는 재기가 어렵지 않나라는 우려도 있다.

스마트폰은 지난 6~7년간 한국 수출의 버팀목으로 자리를 지켜 왔다. 지난해 조선, 자동차 등 기존에 우리를 먹여 살리던 산업들이 줄줄이 고개를 숙이면서 스마트폰의 어깨가 더욱 무거운 상황이다. 스마트폰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가상·증강현실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소비자에게 바로 전달되는 중요한 제품이자 산업이다. 삼성전자가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세계 경제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LG전자도 수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중국 업체들의 스마트폰 굴기가 점점 거세지는 상황에서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등이 가전 시장에서 사라져 간 과거 사례에 막중한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 각고의 내부 혁신을 통해 과거 ‘초콜릿폰’ 같은 히트작을 내놓아 다시 부활하는 LG 스마트폰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