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한 통과에서 가시밭길로…野, 이인영 '현미경 검증' 예고

by김미경 기자
2020.07.14 06:00:00

국회 외통위서 채택 시 오는 23일 인사청문회
故박 시장 돌발 변수에 통합당 송곳 검증 예고
아들 軍면제·유학자금 출처, 대북관 초점 쟁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인영(56)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이르면 23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직전 국회 원내대표 출신이라는 프리미엄에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지만 미래통합당이 현미경 검증을 예고하면서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장례를 계기로 촉발된 진영 대립이 인사청문회까지 옮겨붙는 모양새여서 통일부도 긴장하는 눈치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14일 전체회의에서 국무위원후보자(통일부장관 이인영)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및 청문자료 제출 요구의 건 등을 채택하고, 23일 오전 10시 이인영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국회는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요청안 접수 20일째인 오는 27일까지 청문 절차를 마치고 경과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 이 시한을 넘기면 대통령은 경과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할 수 있고, 그럼에도 국회가 송부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로 출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후보자는 4선 중진 의원인 데다 여당이 절대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하지 않겠냐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다만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에 밀렸던 통합당이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어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보수 야권은 이 후보자 아들의 병역면제 건과 유학 자금 출처 등에 대한 강도 높은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 자료 등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아들(26)은 2013년부터 파주 디자인 관련 교육기관에서 공부했으며, 스위스 바젤 디자인학교에서 학위 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왔다. 또 2014년 척추관절병증으로 5급 전시근로역(면제) 판정을 받았다. 2016년 ‘병역처분변경’을 요청했지만, 다시 같은 판정을 받았다.



통합당은 이 후보자의 청문 자료제출 여부를 놓고 벌써부터 신경전을 벌이는 중이다. 국회 외통위원인 통합당 김기현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아들 병역과 유학 자금 출처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 후보자가) 자녀의 병역의무 이행, 불분명한 스위스 유학자금 출처 등 기본 체크 사항도 ‘너무 민감해서’ 못 주겠다고 한다”며 “야당 의원의 각종 자료제출 요구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불성실하다”고 비난했다.

이에 통일부는 “‘민감해서 줄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적 없다”며 재차 반박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국회에서 자료제출 요구를 받았을 때 공무원인 통일부 직원이 자료를 줄 수 없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며 요청자료에 대해서는 “현재 실무적으로 검토 중으로 준비가 완료되면 제출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다시 “이 후보자 아들이 어떻게 병역을 면제받았는지, 고액이 소요되는 스위스 유학 비용은 무슨 돈으로 충당했는지, 그 과정에서 아빠찬스·엄마찬스는 없었는지 한 점 의혹이 없도록 해 달라”며 재차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야권은 이 후보자의 대북관 검증은 물론 현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자체를 정조준할 것으로 보인다. ‘86(80년대학번ㆍ60년대생) 운동권’ 대표주자인 이 후보자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 출신으로 1980년대 후반 학생운동을 주도한 배경 때문에 보수진영에 의해 ‘친북’으로 규정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