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硏 “하반기 비경제활동인구 증가, 고용유연화 정책 필요"

by배진솔 기자
2020.08.09 11:00:00

올해 3~5월 일시휴직자 중 58.2% "사업부진과 조업중단
탓"
일시휴직자 1명 증가시 다음달 취업자 0.35명 감소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업부진과 조업중단으로 올해 3~5월 일시휴직자 수가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시휴직자 1명이 늘면 그다음 달 취업자 0.35명이 감소하는 만큼 하반기 비경제활동인구 증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에 고용보호 완화 등 고용 유연화 정책 등을 통해 기업의 일자리 창출 여력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월별 일시휴직자 추이 변화(1997~2020년, 단위: 천 명) (자료=경제활동인구조사 각 연도)
올 3월~5월 일시휴직자 수, IMF·금융위기 때보다 폭발적 증가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9일 ‘2020년 일시휴직자의 추이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3~5월의 일시휴직자 수는 각각 △160만7000명 △148만5000명 △102만 명을 기록했다. 한경연은 “1997~1998년 IMF외환위기나 2008~2009년 금융위기 때와 비교했을 때 올해와 같은 일시휴직자의 폭발적 증가는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자료를 살펴보면 일시휴직자가 100만명 이상을 기록한 지난 3~5월 평균 기준으로 일시휴직자 중 약 58.2%가 사업부진 및 조업중단으로 인한 일시휴직으로 나타났다. 보통 사업부진·조업중단으로 인한 일시휴직 비중이 20% 전후를 기록하던 2018~2019년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평균 일시휴직자 137만1000명 가운데 보건업과 사회복지 서비스업 일시휴직자는 26만5000명(19.3%)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교육 서비스업 24만1000명 △도·소매와 숙박·음식점업 20만7000명 △제조업 11만1000명 순이었다. 직업별 분포에서는 전문가와 관련종사자에서 36만명(26.3%)의 일시휴직자가 발생했다. 단순노무 종사자도 33만2000명(24.2%)의 일시휴직자가 발생해 전문가나 단순노동 근로자 모두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다.

“시간선택제 등 근무형태 다양화로 근로유연화 확대 필요”

올해 상반기 15~64세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사업부진과 조업중단으로 인해 발생한 일시휴직자가 1명 증가하면 그다음달 취업자는 0.35명 감소했다. 이는 일시휴직자가 다음달에 비취업자가 될 확률이 최대 약 35%라는 것을 의미한다. 또 취업자 감소는 유의미한 실업자 수의 증가로 나타나기보다 대부분 비경제활동인구로 진입했다. 예컨대 일시휴직자가 1명 증가하면 그 다음달에 비경제활동인구 수는 0.33명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취업자 감소분 0.35명 가운데 대부분은 비경제활동인구의 증가로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진성 연구위원은 “근로유연화를 통해 일자리를 나누고 기업의 부담을 줄여 일자리의 지속성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전일제 근로자를 필요할 때는 시간제 근로제로 전환해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시간선택제 등과 같이 근무형태의 다양화를 통해 근로유연화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실직한 근로자가 재취업 기회를 가질 수 있기 위해서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중요한 만큼 고용보호 완화 등 고용 유연화를 통해 기업의 일자리 창출 여력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