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탈마스크 생산량 늘리기 어려운 이유...'이것' 확인해야

by박지혜 기자
2020.05.26 07:32:4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여준성 보건복지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흔히 ‘덴탈마스크’라 불리는, 두께가 얇은 ‘수술용마스크’와 비슷한 ‘비말차단 마스크’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발표에 대해 “참 어려운 결정”이라고 밝혔다.

여 보좌관은 지난 25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더운 여름 땀이 줄줄 흐르는 KF마스크 대신 국민들에게도 정부가 인증한(의약외품) 얇은 마스크가 제공되도록 제도를 개선한다”며 “식약처가 KF94, 80은 아니지만 의료기관에서 주로 사용하는 ‘수술용마스크’와 비슷한, 일반 국민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제도화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KF는 ‘코리아 필터(Korea Filter)’를, 숫자는 입자차단 성능을 뜻한다. ‘KF80’은 평균 0.6㎛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해 황사·미세먼지 같은 입자성 유해물질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다.

‘KF94’, ‘KF99’는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94%, 99% 이상 각각 막아서 황사, 미세먼지 같은 입자성 유해물질과 신종플루 등 감염원으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다.

여 보좌관은 “정부가 (비말차단 마스크의) 규격을 정하고 시험해서 코로나19에 대한 어느 정도의 안정성을 인증해 주겠다는 것”이라며 “생산량도 지금의 지금의 40~50만 개에서 2배 가량 늘린 100만 개 정도로 생산량을 늘리도록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참 어려운 결정”이라며 “노력하신 식약처 및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번 말씀드린 바와 같이 대부분 의료기관으로 가겠지만 이제 더운 여름을 보내야 하는 국민들에게도 일정량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며 “밀집공간에서 여러 시간을 보내야 하는 학생들, 선생님들, 그리고 콜센터 등과 같은 좁은 공간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도 소량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앞서 여 보좌관은 “많은 분이 문의를 주셨는데 덴탈마스크 생산량 증대는 쉽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덴탈마스크는 코로나 이전 시기에는 의료기관 외에는 거의 사용이 없었다. (당연히 생산량도 많지 않고, 최근 의료기관에서 요청이 많아 일부 생산량을 늘렸다)”라며 “KF시리즈는 신규 공장도 늘어나는 등 최근 생산량이 많이 늘었다. 그런데 생산자 입장에선 KF시리즈는 코로나 이후에도 미세먼지 등으로 계속 시장에서 필요한 제품이지만 덴탈마스크는 코로나 이후엔 의료기관에서만 사용하기 때문에 생산량을 늘리기가 쉽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는 “그럼 기존 KF시리즈 덴탈마스크로 변경해서 생산하면 안될까? 확인해보니 두 가지는 기계가 완전히 다르다고 한다”며 “덴탈마스크는 ‘평면’ 금형을 사용하고 KF시리즈는 ‘입체형’이다. 아쉽지만 덴탈마스크 국내 생산량 증대는 쉽지 않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덴탈마스크는 의료기관 우선 공급이기 때문에 일반 공급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좀 더 고민해서 방안이 있을지 찾아보겠다”고 했다.

25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일회용 마스크가 진열돼 있다.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등교 개학이 시작되면서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어린이용 덴탈 마스크와 일회용 마스크 등의 수요가 급증하며 덴탈마스크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 보좌관은 또 덴탈마스크 구입 시 ‘비말 차단’ 기능성을 꼭 확인해봐야 한다며 “유사한 모양으로 부직포만으로 만든 ‘평면마스크’가 있다. 이것은 기능성 인증을 받지 않은 공산품(덴탈마스크라는 이름으로 대부분 팔리고 있다. 중국산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는 필터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도 인증을 받지 않은 ‘공산품’이 있다. 필터가 있다고 다 같은 인증 마스크가 아니다”라며 “더워서 덴탈마스크를 사용하려면 기왕이면 ‘의약외품’인지 꼭 확인하고 사용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식약처는 마스크 생산업체가 두께가 얇은 덴탈마스크와 비슷한 ‘비말차단 마스크’를 만들 수 있도록 이르면 다음 달 초에 관련 고시를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의료인이 주로 사용하는 덴탈마스크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자 이를 일반인용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새로운 형태의 마스크의 규격 등을 제도화해 생산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양진영 식약처 차장은 이날 마스크 수급 상황 브리핑에서 “덴탈마스크와 성능 등이 유사한 형태의 가칭 ‘비말차단용 마스크’, ‘일반인용 수술용 마스크’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며 “지난주 규격을 새로 설정하는 사안 등을 논의했고, 빠르면 6월 초순께는 (관련 내용을) 고시해 규격화, 제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식약처는 기존 덴탈마스크 일일 생산량을 기존 50만장에서 100만장으로 늘릴 계획이다. 그동안 덴탈마스크 일일 생산량의 80%인 40만장은 정부가 공적 판매 물량으로 확보해 의료기관에 우선 공급해 왔다.

양 차장은 “등교수업 등이 진행되면서 호흡이 편하고 가벼운 덴탈마스크 수요가 추가되고, 시장에서 가격이 조금 폭등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생산량 증대를 위해 다각적 방안을 추진해 현재 (하루) 70만장으로 증산했고, 앞으로 100만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