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는 오르는데..금리인하 압박에 속 끓이는 저축은행

by김범준 기자
2018.10.01 07:00:00

코픽스 1.7→1.89% 상승세..주담대 금리도 5% 육박
저축銀 신용대출 평균금리 20.9%→18.99% 하락세
"자금조달비용 오르는데 금리인하 압박까지" 한숨

(자료=저축은행중앙회)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국내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지만 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되레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에 대출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를수록 예대금리차(여수신금리의 차이)가 더 축소될 것으로 점쳐 지면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일 전국은행연합회 등에 따르면 코픽스는 올해 초 연 1.70%(잔액 기준)에서 4월 1.80%, 9월 1.89%로 상승하며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대출 중 하나인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도 상승세다. 주요 시중은행의 마통 평균 대출금리는 연초 약 3.95%에서 3월 4.05%까지 오른 뒤 9월 현재 3.99%를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 18곳 전체로도 3월 4.45%, 6월 4.48%, 8월 4.52% 등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2금융권인 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등에 따르면 당월 취급액 3억원 이상 저축은행들의 개인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 1월 20.91%를 기록한 이후 4월에는 19.74%로 하락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는 18.99%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이 법정 최고금리 20%를 골자로 하는 저축은행 여신거래기본약관 개정을 통해 다음달중 자동금리인하제가 시행되면 대출금리 인하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변동금리도 오르는 게 순리인데 금융당국의 최고금리 인하 압박에 반대로 내려야 할 판”이라며 “수신금리는 계속 오르는데 대출금리는 낮아져 예대마진이 줄어들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일부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최근 연 3~4%를 돌파하는 등 오름세를 나타냈다. 또 이달부터 중금리대출이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제외됨에 따라 자금 확보를 위해 예금 금리가 더욱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손실을 우려한 저축은행들이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제한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법정 최고금리와 신용대출금리가 꾸준히 낮아지는 동안 저신용(7~10)등급자 신규대출 취급 비중 역시 2016년말 30%에서 최근 24%대까지 계속 낮아졌다”며 “조달비용은 오르는데 대출금리는 낮춰야 하니 저신용 고객들이 더욱 소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