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섣부른 KT 대표 유력설[김현아의 IT세상읽기]

by김현아 기자
2023.02.25 13:13:27

윤진식 전 산자부 장관 유력설 보도 잇달아
윤 후보에 대해선 상반된 평가
공모이후 심사 한창인데 낙하산 오해
KT 역사상 처음 인선자문단까지 구성해 공정성 강화
적어도 28일 면접 볼 후보 발표까진 지켜봐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KT 차기 CEO에 윤진식(77)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구현모 대표가 연임을 포기한 지 하루 만에 쏟아진 뉴스들이죠.

왜 그가 유력한 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설명이 없습니다. 그저, 행정부와 입법부 경험을 두루 갖췄고,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을 도왔으니 유력하지 않겠냐는 정도입니다.

갑자기 윤진식 후보가 급부상한 것은 구현모 대표가 돌연 연임을 포기한 것은 외압 때문이니, 정부와 친분이 깊은 사람이 오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돌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윤진식 후보에 대해선 두 가지 상반된 평가가 있습니다.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 지지모임 ’윤공정포럼‘을 만드는 등 정부와의 소통은 걱정 없겠다’, ‘아들이 글로벌 사모펀드 부대표여서 ESG 투자에 조언을 받을 수 있겠다’는 등의 시각이 있습니다.

‘KT는 국가 ICT 사업의 근간인데 이명박 정부 입각 1년 전부터 캠프와 인수위에서 정보통신부 폐지를 주도한 인물이 CEO로 올수 있느냐’, ‘너무 연로해 5G나 6G, 챗GPT 시대 IT용어를 알겠나’ 등 비판도 만만찮습니다.

그런데, 유력설 보도는 윤진식 후보 본인에게도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경기(심사)가 한창인데, 종료 휘슬이 울리지도 않았는데, 벌써 우승자(유력 후보)로 불리기 때문이죠. 그가 ICT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았거나 기업경영 경력을 쌓은 것도 아니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KT의 차기 CEO 선임 절차는 현재 두 번째 단계가 진행 중입니다. 외부에서 공모한 분과 사내 후보군 이름이 공개됐고(2월 20일), 이에 대한 검증 및 압축 작업을 하고 있죠. 오는 28일이나 돼야 33명의 후보(공모 18명+구현모 대표 포기로 사내 후보군은 15명) 중 면접 심사에 참여할 압축 후보를 발표할 것 같습니다.

누가 면접까지 갈지는 경제·경영, 리더십, 미래산업, 법률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에서 하고 있다고 합니다. KT가 차기 CEO 심사에 외부 자문단까지 구성한 것도 처음이고, 그만큼 공정성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KT 한 직원이 카톡을 보내왔습니다. “공정과 상식을 중시하는 이번 정부에 이렇게 어렵고 공정하게 진행하는 과정을 존중하고 결과를 축복해 주길 기대한다”고요.

상황이 이러한데, 특정 후보가 유력하다니요? 어느 신문에는 마치 취임 인터뷰 같은 느낌이 드는 기사도 나고요.

이는 민영화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외풍이 심해 실적이 뒷받침됐던 구 대표가 사의 표명까지 하게 된 KT그룹 5만 8천여 임직원과 국·내외 주주들에게 다시 한번 상처를 주는 일입니다.

지금은 면접 심사에 참여할 후보자들이 누가 될지 묵묵하게 지켜봐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