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상품거래소(CME), 경쟁사에 160억달러 인수 제안

by장영은 기자
2021.08.19 08:09:54

CME그룹, CBOE에 160억달러 인수 제안
세계 최대 선물 거래소가 '공포지수' 품을까
코로나19로 파생상품시장 급성장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이 경쟁사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를 160억달러(약 18조73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AFP)


18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CME가 CBOE에 전액 주식교환 방식으로 약 160억달러에 인수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CME가 CBOE 1주당 자사주 0.75주를 넘겨주는 방식이다. CBOE의 한주당 가치를 150달러로 잡은 셈이다. 이는 CBOE 현재 시가(123달러)를 20% 웃도는 수준이라고 FT는 전했다.



CME는 세계 최대 선물거래소이고, CBOE는 ‘월가 공포지수’라고 부르는 변동성지수(VIX)를 소유하고 있다. CBOE는 지난 1973년 CME에서 갈라져 나왔다. 주식 옵션 거래소와 3개 주식 거래소를 갖고 있다. 유럽에서도 광범위한 주식거래와 청산 사업을 소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CME 그룹 역대 최대 합병이 된다. 앞서 CME는 2008년 뉴욕상업거래소(NYMEX)를 79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양사가 합병하면 전세계 파생상품시장을 사실상 좌우하는 공룡이 탄생할 전망이다.

FT는 “CME가 미국 금리 뿐 아니라 석유, 밀과 같은 상품시장과 관련된 선물 옵션 계약 등으로 상품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CME는 CBOE를 인수 보도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CME측은 “CBOE와 어떤 협의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Cboe 역시 “시장의 소문이나 추측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펀드매니저들이 반등을 노리고 주식 옵션 시장에 진입하면서 옵션 거래량은 최근 1년 동안 급증했다. 로빈후드 같은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개인 투자자들 역시 옵션 거래에 참여했다. 테슬라, 애플, AMD 등 기술업체들의 옵션 거래물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