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이 사랑한 120년 '장위' 포도주…와인강국 중국을 일구다

by신정은 기자
2019.12.30 07:27:00

[신정은의 중국기업 탐방기⑥]
장위, 120여년 역사 속 中정치인 사랑 받아
프랑스·스페인 등 전세계 14곳에 포도밭 운영
해수면 1m 아래 셀러 만들어 최적 온도 유지

장위 카스텔 와이너리 건물. 사진=신정은 특파원
[옌타이=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포도주 생산을 크게 발전시켜 인민들이 더 많은 포도주를 마실 수 있도록 하라.”

중국 산둥성 옌타이 해변에서 약 1㎞ 떨어진 장위(張裕) 카스텔 와이너리(양조장). 장위 브랜드 홍보 담당자는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이 1956년 장위 포도주의 생산을 독려하면서 했던 이 발언을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흔히 중국 술이라고 생각하면 마오타이 등 바이주(白酒)나 칭다오 맥주로 대표되는 맥주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중국은 거대 시장과 막강한 자본을 앞세워 전세계 와인 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다. 중국은 현재 포도주 생산 세계 6위다. 포도농장 면적은 스페인 다음인 세계 2위다.

장위는 12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의 대표 와인 브랜드다.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앞세워 연초 중국 매체 제일재경이 발표한 ‘90허우(1990년대 출생자)가 선호하는 와인 브랜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 주당들이 즐겨 마시는 옌타이구냥(연태 고량)도 장위의 자회사다.

장위 홍보 영상에 마오쩌둥 전 주석이 인민을 위한 포도주 생산을 격려했다는 발언이 소개하고 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장위 관계자는 “1892년 화교 자본가 장비스(張弼士)가 51세 나이에 은화 300만냥을 가지고 옌타이에 장위양주공사를 세웠다”며 “장비스는 프랑스에서 포도 묘목을 수입하고 유럽 일류 와인 기술자를 초빙해 장위 특유의 포도 품종 샤룽주(蛇龍株)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장위는 신중국 설립 이후 사회주의 건설이 한창이던 당시 마오 주석의 한마디를 계기로 큰 성장을 이루게 됐다. 마오 주석을 비롯한 쑨원(孫文), 장쩌민(江澤民), 저우언라이(周恩來) 등 정부 인사들의 사랑을 받은 장위는 생산량을 늘려 아시아 최대 규모 와인기업으로 성장했다.

장위 관계자는 “장위 와인은 전세계 50여개 행사에서 금상을 휩쓸었다”며 “중국 국가급 행사의 건배주로도 자주 사용된다”고 소개했다. 지난 2013년 시진핑 중국 주석이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만찬 때 준비한 건배주도 ‘장위 카스텔 1992년’이었다.

장위 카스텔 와이너리에서 포장 작업을 하고 있는 직원들. 사진=신정은 특파원
장위는 1997년과 2000년 각각 중국 B주와 A주에 상장했다. 2011년에는 매출액 60억위안(약 1조원)를 돌파했다. 2017년 영국 와인잡지 ‘드링크 비즈니스’가 발표한 세계 4대 와인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원가 상승과 글로벌 경기 부진 등 영향으로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은 35억2637만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8.6% 하락했고, 순이익도 5.3% 줄어든 7억2896만위안을 기록했다.

장위는 현재 옌타이 3곳을 포함해 국내 8개, 프랑스·스페인·호주 등 해외 6곳 등 전세계에서 14개 포도밭을 운영 중이다. 그 규모는 25만 묘(畝, 약 1억6675만㎡. 1묘=약 666.7㎡)에 달한다.



기자가 방문한 장위 옌타이 카스텔 와이너리만 해도 포도밭을 포함한 전체 규모가 5500묘에 달했다. 10월에 수확 작업을 끝낸 포도밭은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넓었다.

장위 관계자는 “이곳에서 포도를 직접 재배해 화이트와인과 레드와인을 각각 생산하고 있다”며 “완제품 생산뿐 아니라 100여 품종의 포도를 재배하며 더 좋은 풍미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장에는 20톤짜리 와인통이 줄지어 있었다.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은 각각 23일, 15일 간의 발효를 끝낸 후 병으로 포장되어 6개월에서 1년정도 더 숙성과정을 거쳐 시중에 판매된다. 장위의 가장 대표적인 제품인 카스텔 샤룽주 가격은 병당 476위안(약 8만원)이다.

장위 카스텔 와이너리에서 생산 된 와인. 사진=신정은 특파원
장위 술문화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15톤 오크통. 사진=신정은 특파원
공장 한 켠에서는 와인병 포장 작업이 한창이었다. 기계가 코르크를 꽂으면 직원들은 넘치는 포도주를 닦고 라벨 등이 잘 붙었는지 검수했다. 한시간에 2000병 정도를 포장한다.

지하에 와인이 숙성되는 저장실(셀러)도 볼 수 있었다. 이 곳은 자연적으로 온도 12~16도와 습도 75~80 사이 최적의 기온을 유지한다. 바닷가에서 가까운 곳에서 해수면보다 1m 아래 지하에 셀러를 만든 것이 비결이다.

와이너리에서 차를 타고 50분 거리의 장위 술문화 박물관도 찾았다. 1892년 창업 당시 사용하던 지하 7m 셀러가 보존돼 있었다. 와인 15톤을 담을 수 있는 100년 넘는 오크통도 3개가 원형 그대로 볼 수 있었다.

장위 박물관은 2002년 창립 110주년을 기념해 공장 부지를 개조해 만든 곳이다. 장위 관계자는 와이너리와 박물관 등에 방문하는 관광객이 한해 1000만명을 넘는다고 소개했다.

박물관에는 1912년 8월 중국의 국부(國父)인 쑨원이 옌타이에서 장위 맛을 본 후 독특한 향과 톡 쏘는 맛에 감탄해 적은 ‘품중예천(品重醴泉)’이란 글자가 크게 적혀 있었다. 달콤한 샘물처럼 맛이 시원하다는 뜻이다.

쑨원이 장위 와인을 맛보고 적은 ‘품중예천’ 4글자가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장위 카스텔 와이너리 포도밭. 멀지 않은 곳에 해변이 보인다. 사진=신정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