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6차전]타격부진에 고개숙인 두산...물거품이 된 '라스트댄스'

by이석무 기자
2020.11.24 22:14:01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6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7회초 2사 3루 두산 김재호가 1타점 적시 2루타를 쳐낸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척=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통산 7번째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이루겠다는 두산베어스의 바람은 끝내 물거품이 됐다.

두산은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의 KS 6차전에서 2-4로 패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2승 4패로 NC를 넘는데 실패했다.

정규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 경쟁 끝에 3위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LG트윈스를 2연승으로 제압한 데 이어 플레이오프에서 kt wiz를 3승 1패로 누르고 통산 14번째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뤘다.

KS에서 만난 상대는 창단 이래 두 번째 KS 무대에 오른 NC. 정규시즌 순위는 1위인 NC가 3위 두산보다 앞섰다. 상대 전적도 9승 7패로 NC가 앞섰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정규시즌 NC가 아닌 두산을 우승팀으로 점찍었다. 가을만 되면 ‘기적’을 만들어내는 ‘미라클 두산’의 저력과 경험에 더 무게를 뒀다.

3차전까지만 해도 그 같은 전망은 맞아떨어지는 듯했다. 1차전을 NC에 내줬지만 두산은 2, 3차전을 내리 이기면서 2승 1패 역전에 성공했다. 역대 KS에서 1승 1패로 맞섰을 때 3차전을 이긴 팀이 최종 우승을 차지할 확률은 93.3%나 됐다. 분위기가 두산 쪽으로 넘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4차전부터 두산은 지독한 타격 부진 늪에 빠졌다. 4차전에서 NC의 20살 투수 송명기를 공략하지 못하고 0-3으로 패한데 이어 5차전에서도 토종 에이스 구창모에게 완벽하게 물리면서 잇따라 영봉패를 당했다. 그리고 6차전 마저 패하면서 끝내 6차전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다.

두산은 KS 3차전에서 7회말 김재호의 중전 적시타로 득점한 뒤 6차전 6회초까지 25이닝 동안 한 점도 얻지 못했다. 이는 1989년 빙그레이글스가 해태타이거즈를 만나 KS 2차전 2회부터 4차전 5회까지 기록한 22이닝 연속 무득점을 뛰어넘는 기록이었다.

두산은 KS 전체 연속 무득점 신기록도 세웠다. KS 전체 연속 이닝 무득점은 2003년 SK와이번스가 6차전 4회부터 2007년 1차전 9회까지 23이닝이다.

두산에게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회초 2사 1, 2루, 2회초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상황에 따라선 빅이닝도 만들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결정적 찬스에서 범타가 나오면서 1점도 뽑지 못했다.

4회초에는 호세 페르난데스의 우전 안타와 오재일의 우익수 쪽 2루타로 무사 2, 3루 기회를 만들었다. 느린 내야 땅볼이나 깊은 외야 플라이만 쳐도 1점을 뽑을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후속타자 박건우, 박세혁, 허경민이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하면서 두산의 득점기회는 날아가버렸다.

그래도 두산 선수단은 명문팀 답게 품위가 있었다. 우승을 확정짓고 기뻐하는 NC 선수단을 향해 선수단이 나란히 서서 인사를 전하며 축하를 보냈다. 올 시즌을 끝으로 핵심 주전 상당수가 FA 자격을 얻는 두산의 ‘라스트댄스’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