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관리 시험대에 오른 한진그룹..각 종 사건사고로 곤욕

by신정은 기자
2016.06.01 07:49:01

27일 도쿄 하네다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여객기 사고 현장. 출처=NHK 방송 캡처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한진그룹의 위기관리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한진그룹은 한진해운(117930) 구조조정과 대한항공(003490) 조종사 노조갈등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설상가상 여객기 엔진 화재 사고의 조치가 부적절했다는 논란이 거세져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7일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에서 이륙 활주 중인 대한항공 KE2708편 여객기에서 불꽃이 난 사고와 관련해 신속한 대처를 위해 항공안전조사 인력 3명과 정비 인력 10여 명을 순차적 파견했다고 1일 밝혔다. 사고 당시 승무원들의 조치가 신속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정비 소흘에 대한 의문이 잇따르자 관련 조사에 적극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사고와 관련해 일부 승객은 당시 대피명령이나 적절한 구조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일부 탈출구 쪽에 앉은 승객이 비상 상황 발생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제대로 공지를 받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일본 운수안전위원회는 승무원들의 대응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운항 승무원들이 비상상황을 가정해 실제와 똑같은 훈련을 수시로 반복해왔다”며 “해당 편의 운항 승무원들 또한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매뉴얼에 의거해 비상상황 시 절차를 신속하고도 정확하게 수행했다”고 반박했다.

대한항공은 이달 초에도 여객기가 인천국제공항에서 잘못된 유도로로 활주로에 접근하다가 다른 여객기와 충돌할뻔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미 한 차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또 사고가 발생하면서 제대로 된 위기관리를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3년간 엔진 결함으로 이륙이 중단된 사고가 5번이나 발생하면서 정비 소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의 안전사고 외에도 한진해운 구조조정과 조종사 노조와의 갈등 등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한진해운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경영진의 위기관리 능력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끊임없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진해운은 이달초 제3 해운동맹인 ‘디(THE) 얼라이언스’에 합류하면서 용선료 인하와 채무재조정, 해운동맹 가입이라는 구조조정의 세 가지 조건 가운데 한 가지 조건은 충족했지만 가장 큰 숙제인 용선료 협상은 아직 지지부진하다.

지난 24일에는 한진해운 소유 선박이 용선료 연체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인근 해역에 억류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다행히 선박은 사흘 만에 풀려났으나 유동성 위기 상황이 속속 드러나는 상황이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와의 갈등은 100일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말 임금교섭 결렬 이후 쟁의행위에 돌입하면서 노사 양측의 감정의 골이 깊어져 진전된 대화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측은 가방에 회사를 비방한 스티커를 부착한 조종사 노조원을 고소했다가 취하하는 등 양측의 법적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노사의 입장을 전하는 SNS 댓글 공방도 한동안 뜨거웠다.

기업 관리 한 전문가는 “한진그룹이 ‘땅콩회항’ 사건 이후 끊임없이 이어지는 계열사의 사건 사고로 위기 관리 능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