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파우치의 권고…"일부 州, 셧다운 심각하게 고려해야"

by이준기 기자
2020.07.10 06:06:30

"너무 빨리 경제 재개 나서…공중보건 조치 지켜야"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 내 코로나19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8일(현지시간) 드디어 ‘셧다운’(봉쇄·shut down)이라는 단어를 다시 꺼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주(州)에 재봉쇄를 권고한 것이다. 하루 6만명의 신규 확진자를 배출하는 등 미국 내 코로나19 사태는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팟캐스트에 출연한 자리에서 “각 주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주를 봉쇄해야 하는지는) 내가 말할 문제는 아니다”면서도 “심각한 문제가 있는 주는 심각하게 봉쇄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은 “경제 정상화에 팔을 걷어붙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과 어긋나는 발언”이라고 풀이했다.



9일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319만7085명이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6만명을 넘어섰다. 누적 사망자 수는 13만5447명이다. 확진자·사망자 모두 압도적인 세계 1위다.

파우치 소장은 일부 주를 겨냥해 “너무 빨리 경제 재개에 나섰다”고 지적한 뒤, “경제 재개가 시작되면서 사람들이 보건당국의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다만, 너무 빨리 경제 재가동에 나선 주를 지목해 달라는 질문에는 “사람들을 탓하는 건 좋지 않다”며 입을 다물었다.

파우치 소장은 만약 전면적인 봉쇄가 힘들다면 모임 통제와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의 조처를 강력히 시행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런 간단한 공중보건 조치들만 취해도 그 (신규 확진자) 곡선은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면 올가을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은 지난 3∼4월과 매우 비슷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