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우의 새털 베이스볼]볼넷 없는 히메네스, 포수의 느낌은 어떨까

by정철우 기자
2015.07.04 11:34:59

히메네스. 사진=LG 트윈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

외국인 선수는 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죠. 일단 문화나 삶의 환경이 전혀 다른 곳에 있던 선수들인 탓에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의 대상이 됩니다.

그저 어떻게 생할하는지만 궁금한 것은 아니죠. 팀 성적을 쥐락 펴락하는 실력을 지니고 있기에 더 눈길을 끌게 됩니다. 외국인 선수만 잘 뽑아도 어느 정도 성적을 낼 수 있으니 그들에 대한 관심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단연 LG 히메네스 선수 입니다. ‘새로 온 주장’이라는 평가를 들을 만큼 팀 분위기를 띄우는데 큰 힘으 보태고 있습니다. 그가 가세한 뒤 LG가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실력도 빼어납니다. 타율 2할9푼8리, 3홈런 13타점을 기록하며 빠르게 팀의 중심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볼넷 입니다. 13경기 58타석을 들어섰지만 아직 볼넷이 한 개도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희생 플라이가 하나 기록돼 있어 타율(.298)보다 출루율(.293)이 낮은 선수입니다. 이런 경우를 찾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실 ‘볼넷이 적은 타자’는 비웃음의 대상이 되기 쉽습니다. 선구안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죠. 히메네스 선수도 그런 유형은 아닐까 생각해 본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포수들이 느끼는 건 다르더군요. ‘볼넷 없는 히메네스’는 보다 큰 공포를 주는 선수였습니다.

포수 출신인 현재윤 SBS 스포츠 해설위원에게 물었습니다. “히메네스 같은 선수는 어떤 기분이 듭니까.” 그는 곧바로 대답을 내놓았습니다. “엄청 부담스럽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히메네스는 언제든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 입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든 유인구를 써서 헛스윙을 유도하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그런데 이 유인구까지 다 따라나와사 친다고 생각하며 등골이 오싹합니다. 그냥 치는게 아니지 않습니다. 하나 걸리면 바로 넘어갑니다. 투수나 포수나 좀 더 신경써서 던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공 저 공 다 치러 들어오지만 유인구도 걸릴 수 있는 스윙을 갖고 있기에 두려움을 줄 수 있다는 뜻 입니다. 일반적인 선구안 나쁜 타자와는 포스 자체가 다르다는 의미죠.

자, 시간이 좀 더 흐르고 있습니다. 어떨 때 보면 좀 참고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히메네스의 포스는 여전합니다. 그냥 보는 사람들 뿐 아니라 그를 상대하는 사람들까지도 그가 부담스럽기 때문일 것입니다.

과연 히메네스는 또 다른 유형의 성공적 외국인 선수로 우리의 가슴 속에 남을 수 있을까요. 어쩌면 그 시험대는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