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빠진 호암상 시상식, 삼성家도 불참하나

by성세희 기자
2017.05.29 06:00:00

2년 연속 JY가 호암상 주관…올해 행사 축소 불가피
호암상 시상식, 유일한 삼성家 최대 행사

[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이재용(왼쪽 두번째) 삼성전자 부회장과 황교안 국무총리가 지난해 6월1일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제26회 호암상 시상식에서 악수를 나눴다. 그러나 올해에는 이 부회장이 호암상 시상식을 주관하지 못하게 됐다.
[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삼성그룹 대표 행사인 ‘호암상 시상식’이 올해는 조촐하게 치러질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삼성가를 대표해 2년 연속 호암상 시상식을 주관했으나 올해엔 구속 기소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등 총수 일가가 시상식에 참석할지도 불투명하다.

29일 호암재단에 따르면 올해 제27회 호암상 시상식은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이 주관할 예정이다. 올해 호암상 시상식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다음 달 1일 오후 3시 호암아트홀에서 열린다.

호암상은 1990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가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호를 따 제정한 상이다. 삼성은 인재제일주의와 사회 공익정신을 기리기 위해 매년 학술 및 예술, 사회발전,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에게 수여했다. 호암상 수상자는 지난해까지 총 133명이며 214억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이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면서 그해 호암상은 손 이사장이 주관했다. 또 당시 이재용 부회장이나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등 삼성 일가도 모두 시상식에 불참했다. 그해엔 통상 열리던 시상식 후 공연과 건배 제의 등도 모두 취소됐다.



이재용 부회장은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이듬해부터 2년 연속 호암상을 주관했다. 이 부회장이 실질적인 삼성가 후계자로 자리매김하면서 당시 미래전략실 임원도 대거 참석했다. 지난해에는 최지성 전 삼성미래전략실 부회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도 참석했다.

그러나 지난 3월 미전실이 해체하면서 호암상을 실질적으로 주관하던 조직도 사실상 사라지고 호암재단이 주관하게 됐다. 삼성 사장단 가운데 호암상 시상식에 올 사람도 많지 않다. 사장단 인사가 몇 달째 미뤄지면서 삼성 분위기는 예년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올해 시상식은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2014년보다 훨씬 축소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홍 전 관장도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 기소된 직후 관장직을 사퇴하고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또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 사장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긴 쉽지 않다.

다만 이 부회장이 빠진 이후 삼성가 일원 중 누군가가 호암식에 참석한다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이 부회장 구속 직후 ‘이부진 역할론’ 등이 부상하는 등 삼성 경영 공백을 대체할 인물이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재계 관계자는 “호암상 시상식이 이건희 회장 와병에 이재용 부회장 구속으로 주인 없는 시상식이 됐다”라며 “올해 시상식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상황이라서 홍 전 관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도 참석하기 어려울 듯”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