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아파트에 HMR까지…사업다각화 나서는 급식업계

by이성웅 기자
2020.08.07 05:45:00

코로나19 이후 단체급식 등 주력사업 타격
CJ프레시웨이 실버푸드에 중점 두고 MOU 확대
삼성웰스토리, 식자재유통 네트워크 활용해 HMR 시장 진출
아워홈, 아파트 커뮤니티 식음 서비스에 공들여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급식·식자재유통사들이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개학 연기와 직장 폐쇄 등으로 본업이 위협받고 있어서다. 업계에선 수요가 보장된 아파트 커뮤니티나 골프장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한편 가정간편식(HMR) 등 새로운 사업영역에도 진출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CJ프레시웨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7% 줄어든 44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이후 외부활동 축소로 외식업 대상 식자재유통과 단체급식 매출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악의 시기였던 1분기보단 상황이 나아졌지만, 외식 관련 수요 회복은 여전히 더딘 편이다.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1% 떨어진 6653억원, 식자재유통 매출은 15% 감소한 5201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달 15일 문종석 CJ프레시웨이 대표(왼쪽)와 김한수 비지팅엔젤스코리아 대표가 서울 상암동 CJ프레시웨이 사옥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CJ프레시웨이)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HMR 원재료 공급 등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초로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다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성장세 유지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CJ프레시웨이는 수요가 보장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곳이 요양시설이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실버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국내 고령친화식품시장이 2조원 규모까지 커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CJ프레시웨이는 케어 전문 브랜드인 ‘헬씨누리’를 통해 시니어 맞춤형 케어푸드 개발에 매진해왔다. 더 나아가 지난달 16일엔 시니어 케어 전문기업 비지팅엔젤스코리아와 케어푸드 시장 공략을 위한 ‘홈케어&케어푸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시니어 전용 간식과 식사 등을 담은 ‘엔젤키트’ 개발에 나선다. CJ프레시웨이는 자사의 전국 유통망을 바탕으로 확보한 신선 재료로 상품을 제작하고, 비지팅엔젤스코리아는 관리 중인 고객에게 엔젤키트를 제공한다.

또 고령친화식품을 전문적으로 생산·유통하고 있는 사랑과선행과도 ‘케어푸드 공동사업 진행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CJ프레시웨이는 또 골프장 대상 식음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전국 골프장 30여 곳에 식음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초엔 전남 영암 ‘사우스링스’ 골프장에 로봇 서빙 시스템 등 푸드테크를 접목한 카페테리아 ‘S라운지 1호점’을 개장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골프 여행 등이 제한되며 국내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즐기는 동호인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웰스토리 ‘라라밀스’.(사진=삼성웰스토리)
코로나 여파를 겪은 삼성웰스토리나 아워홈 등도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삼성웰스토리의 변화가 눈에 띈다.

삼성웰스토리는 최근 HMR 브랜드인 ‘라라밀스’(LaLameals)를 공식 론칭하고 불고기 3종, 나물밥 3종, 홈다이닝요리 4종, 곡물브리또 4종 등 총 20종의 제품을 출시했다.

위탁급식과 식자재유통 사업에 주력해 온 삼성웰스토리가 간편식 시장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라밀스는 ‘영양의 프리미엄이 더해진 간편식’을 콘셉트로 제품에 다양한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웰스토리는 40여 년간 단체급식 사업에서 축적한 음식의 영양설계 노하우와 식사 데이터, 식단기획 및 메뉴 개발 역량 등을 간편식 제품 개발에 접목했다. 이와 함께 제품 생산을 식자재유통 사업을 통해 파트너십을 맺어 온 다양한 분야의 식품제조 전문기업에 맡겨 삼성웰스토리는 간편식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 기획과 개발에만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국내 밀키트 시장 점유율 1위인 프레시지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삼성웰스토리는 신규 식자재유통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고 프레시지는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판매처 중심에서 기업간거래(B2B) 시장으로도 빠르게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워홈은 아파트 단지에서 제공하는 입주민 대상 커뮤니티 식사 서비스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워홈은 지난 4월 충남 천안 소재 천안 펜타포트 아파트 커뮤니티센터에 카페테리아를 개장하고 주거단지 전용 식음료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 아파트 단지 내에서 고급 아파트 이미지를 내기 위해 유료로 식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늘고 있다. 단지 내 식음 서비스가 급식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아워홈은 이어 5월에도 경남 김해 센텀두산위브더제니스에서 식음 서비스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