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흑자 ‘쿠팡’ 손정의는 매각…왜?[윤정훈의 생활주식]
by윤정훈 기자
2022.12.10 14:08:15
비전펀드, 쿠팡주식 18.5달러에 3500만주 매각
비전펀드 매각, 매출성장률 둔화, 외부불확실성에 주가 주춤
분기 실적 발표 후 한 때 20달러 넘겼지만 다시 18달러로 복귀
순이익 ‘흑자’ 다음은 영업현금흐름 ‘흑자’
3분기 매출성장률 9.8% 불과…꾸준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쿠팡이 분기 첫 흑자라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 둔화됐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운영하는 비전펀드의 대규모 매도와 매출성장률 둔화, 외부 불확실성 확대 등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2019년 쿠팡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의 투자를 받게 됐을 당시 김범석 쿠팡 전 의장(오른쪽)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쿠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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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펀드 8500억원 매도…쿠팡 주가 20달러 밑돌아1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비전펀드는 보유하고 있던 쿠팡 클래스A 보통주 3500만주를 지난 5일 18.5달러에 매각했다. 총 매각금액은 6억4750만달러(약8500억원)에 달한다. 비전펀드는 작년 9월과 올해 3월에도 쿠팡 주식 3조6000억원 규모를 매각한 바 있다. 이번 매도로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쿠팡 지분은 4억2615만6413주로 줄었다.
소프트뱅크의 쿠팡 매각은 유동성 확보의 의미가 크고, 추가적으로 쿠팡의 성장률이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의 주요 투자대상인 기술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큰 손실을 겪고 있다. 3분기 비전펀드의 손실은 약 72억달러(9조4000억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파산 신청을 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에도 1억달러(1310억원)를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었다. 이에 소프트뱅크는 쿠팡뿐 아니라 알리바바 주식까지 대량매도해서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3분기 분기 흑자를 낸 이후 한 때 20달러를 돌파했던 쿠팡 주가는 경기침체 우려와 비전펀드의 매각 등에 부딪쳐 다시 18달러 초반으로 내려갔다.
내년 영업현금흐름 ‘흑자’ 목표…성장률 둔화는 ‘숙제’쿠팡은 로켓배송 서비스 도입후 8년만에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3분기 쿠팡은 매출액 51억133억달러로 9.8% 증가, 영업이익은 7740만달러로 흑자전환했다.
쿠팡은 영업이익, 순이익 측면에서 흑자전환을 했고, 영업현금흐름 적자 규모도 큰폭으로 줄였다. 3분기 영업현금흐름은 1503만달러로 전년(2억783만달러) 대비 적자 규모가 92.8% 줄었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와 같았던 사업구조가 현금이 남는 장사가 되기 까지 얼마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다만 쿠팡이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매출 성장보다 비용 축소 측면이 크다. 쿠팡의 3분기 매출원가(Cost Of Good Solds)율은 75%로 전년 대비 83% 대비 약 8%p 줄었다.
비용은 크게 상품원가와 배송원가로 나뉘는데 3분기 기준 상품원가는 32억9200만달러로 자체배송(1P) 원가의 72.5%, 배송원가는 5억7200만달러로 1P 원가의 12.6% 수준이다. 쿠팡이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수요를 예측해 신선식품 재고 손실을 전년 대비 50% 이상 줄인 것이 주효했다. 이와 함께 물류관련 감가상각비용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도 비용 축소의 요인이다.
쿠팡은 이같은 비용축소와 꾸준한 매출에 힘입어 내년에는 영업현금흐름과 잉여현금흐름 흑자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 쿠팡 매출액,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추이 및 전망(자료=디올투자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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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입장에서 아쉬운 대목은 쿠팡의 매출성장률 둔화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 91%, 2021년 54% 매출 성장을 한 쿠팡이 올해 매출성장률은 11%로 전망된다. 3분기에는 9.8%에 불과했다. 팬데믹 효과가 끝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오프라인 지출이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같은 요인을 잘알고 있는 쿠팡은 오픈마켓(3P) 사업 강화, 카테고리 확장 등을 통해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쿠팡친구 등 배송 관련 인력을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로 옮긴 것도 이같은 이유다. 쿠팡은 일반 판매자에게도 로켓배송을 제공해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이겠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현금흐름이 좋아진 쿠팡이 핀테크(쿠팡페이), OTT(쿠팡플레이), 해외사업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향후 쿠팡 주가가 20달러를 넘어 30달러까지 가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에서 두자릿수 성장률을 지속하며, 신사업을 빠르게 확장해야 할 것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3P 거래액은 전체의 30%에 불과해 외형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최근 CJ제일제당과 마진율 협상 갈등에서 보듯이 온라인 시장내 쿠팡의 입지는 지배적이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향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주요 이커머스 기업 거래액(사진=디올투자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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