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유성 기자
2020.11.25 04:00:00
각종 협회장에 잇따른 하마평
고위공무원 출신 임원들이 많아
임원 임기도 짧아 더 많이 배출
김광수 회장, 은행연합회장 내정
농협 출신 강세 이번에도 이어가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2012년 농협중앙회에서 갈라져 나와 출범한 NH농협금융지주가 금융기관 단체장들의 사관학교가 됐다. 가뜩이나 농협금융지주 회장 출신이 각종 기관장 하마평에 이름이 오르는 상황에서 김광수 현 농협금융 회장이 은행연합회 회장으로 취임하게 되면서 이런 경향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지난 17일 김태영 은행연합회 회장이 발표한 은행연합회 차기 회장 롱리스트 7명 중 2명이 농협금융 출신이었다. 1명은 행시 27회(1983년) 출신으로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 국장을 지냈던 김광수 현 농협금융지주 회장이었고 다른 한 명은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이었다. 김 회장은 관 출신이고 이 전 행장은 농협에서 경력을 쌓은 순수 농협인이라는 차이가 있었을뿐 최종 이력은 ‘농협금융’이었다.
은행연합회장 후보 7명 중 2명이 농협 출신
하마평에 올랐던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농협금융지주 출신의 강세가 뚜렷하다. 제3대 농협금융지주 회장(2013~2015년)으로 박근혜 정부 시절 금융위원회 위원장(2015년~2017년)을 지냈던 임종룡 전 위원장, 한국수출입은행장 출신으로 3대 농협금융지주(2015~2018년) 회장을 지냈던 김용환 전 회장 등이다. 이들은 롱리스트 확정 전 회장 입후보에 고사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중도 이탈했다.
현 김태영 은행연합회 회장까지 농협금융 출신이다보니 금융권 내부에서는 농협금융 출신이 ‘농금회(농협출신 금융인모임)로 불러도 될 정도’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김 회장도 지난 17일 기자들을 만나 “농협금융 출신 추천이 많은 게 특이하다”고 말할 정도다.
금융권에서는 농협금융지주가 전통적으로 ‘모피아’로 불리는 금융당국 출신 고위 관료 영입이 많았다는 점을 배경으로 꼽는다. 김광수 회장처럼 ‘반관반민’ 출신이 많아지면서 각종 기관장 후보에 오르내린다는 것이다.
실제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수출입은행장을 역임했던 신동규 전 회장(2대)을 시작으로 김광수 현 회장까지 4명 모두 1급 공무원(국장급 이상) 출신이다. 고급 공무원들이 재직하고 있다보니 주요 금융 기관·단체장 자리가 빌 때마다 농협금융지주 회장들이 후보자로 거론되곤 했다. 김광수 회장은 금융감독원 원장,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새로 선임할 때 후보군에 포함됐다. 임종룡 전 위원장은 농협금융회장으로 있다가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바로 갔다.
재정경제부 제1차관 퇴임 후 농협경제연구소에서 대표직(2008~2010년)을 맡았던 김석동 전 위원장도 주요 금융기관장 후보로 거론되다가 2011년 금융위원회 위원장에 오르기도 했다. 2008년 당시 농협금융지주가 있었다면 충분히 회장직도 맡을 수 있었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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