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불매 호기 맞은 의류업계, 대세는 ‘콜래보’

by이성웅 기자
2019.07.30 06:54:00

의류업계, 게임·애니메이션·영화·식품·웹툰 등 이종분야와 협업
협업 흔치 않던 아웃도어 의류 업계도 동참
협업 통해 화제성 높이고 브랜드 메시지 전달

빈폴키즈 ‘모나미 협업 티셔츠 DIY 키트’.(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모나미와 빈폴이 협업하고 로봇태권V와 스파오가 디자인한다.’

국내 1위 일괄 제조·유통(SPA) 브랜드 ‘유니클로’가 일본제품 불매 역풍을 맞은 가운데 국내 SPA 업체들이 반격의 호기를 맞았다. 유니클로와의 힘겨운 경쟁을 해야했던 이들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얼굴 알리기’에 나선 것이다.

협업 분야는 게임이나 에니메이션, 영화는 물론 식품, 웹툰, 방송, 예술 등을 망라하고 있다. 의류 브랜드 간 협업은 이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됐다.

29일 의류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 문구업체 모나미와 독특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모나미가 주최하는 ‘환경사랑 어린이 미술대회’를 삼성물산의 패션부문 브랜드 ‘빈폴키즈’가 후원하는 식이다. 빈폴키즈는 이 행사를 기념해 7부 티셔츠와 모나미 패브릭 마커(천에 쓸 수 있는 펜)로 구성된 DIY(직접 만들기) 키트를 출시했다.

티셔츠엔 스케치북 모양의 그래픽이 새겨져 있다. 여기에 패브릭 마커로 그림을 그려 나만의 티셔츠를 만들 수 있다. 내용물을 담는 키트는 지속가능성과 환경사랑을 실천하는 차원에서 재고 원단으로 제작됐다.대회 수상자들에게는 본인이 인쇄한 빈폴키즈 티셔츠가 부상으로 제공된다.

타 분야와 가장 활발한 협업이 이뤄지는 곳은 SPA(일괄 제조·유통) 브랜드다.

스파오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인 올해를 맞아 토종 브랜드 간 협업을 주제로 ‘로보트 태권브이’ 협업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반팔 디셔츠와 에코백 등 일상에 활용 가능한 부담스럽지 않은 디자인으로 캐릭터를 재해석했다. 협업 상품은 오는 26일 스파오 온라인몰을 통해 예약판매를 진행한다.

스파오는 또 한 협업 상품에 애니메이션과 메이크업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동시에 추진했다. 지난 4월 인기 애니메이션인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과’ 메이크업 아티스트 ‘포니’와 손잡고 ‘스파오×어드벤처 타임 with 포니’ 20종을 출시했다. 이 애니메이션의 마니아로 유명한 포니가 디셔츠, 파자마, 에코백 등을 직접 디자인해 기획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스파오×로보트 태권브이 (자료=스파오)


이밖에 넥슨이 개발한 게임 ‘카트라이더’와 ‘크레이지아케이드’와도 협업한 상품을 출시했다. 구매자에겐 게임 아이템을 증정했다.

지난 4월 개봉한 마블 히어로 영화 ‘어벤져스 : 엔드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브랜드에서 관련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영화는 관객수 1390만명 이상을 동원하며 상영을 마쳤다. 지난 2일 개봉한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까지 관객수가 700만명에 달하는 등 마블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마블과 협업을 진행한 국내 브랜드로는 탑텐, FRJ, 이마트 데이즈, 디자인유나이티드 등이 있다. 대부분 마블 히어로 캐릭터들을 각 브랜드 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그래픽 티셔츠로 협업 상품을 출시했다.

기능성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협업 상품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던 아웃도어 의류업계에서도 올해는 잇따라 협업 상품이 나오고 있다.

블랙야크는 주류업체 하이트진로와 협업해 ‘엑스트라 콜드 바이 야크 아이스’를 출시했다. 강력해진 냉감 기능을 전달하기 위해 블랙야크와 맥주 ‘하이트 엑스트라 콜드’가 함께 냉감 기술을 선보였다. 티셔츠엔 맥주의 청량감 있는 이미지를 팝아트 그래픽으로 시각화했다.

마모트는 웹툰 작가 ‘기안84’와 함께 협업을 시도했다. 협업 한정판 제품과 해당 제품을 입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웹툰이 공개됐다.

이밖에 아이더는 엠넷의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 ‘프로듀스 X 101’과, K2는 독도를 알리는 소셜벤처기업 ‘독도문방구’와 협업을 진행했다.

의류업계 관계자는 “초기의 협업이 의류 브랜드 간 교류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경계가 허물어지고 분야를 막론한 협업이 진행되면서 화제성도 커졌다”며 “또 협업이 각 브랜드가 추구하는 사회적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