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영맨]①국민연금 블라인드펀드 1.3조원 운용…"막중한 책임감 느껴"

by성선화 기자
2018.11.19 06:00:00

주진명 IMM PE 차장 인터뷰
온라인 편집숍 '더블유컨셉' 첫 책임투자..올 매출 '껑충' 보람
젊은 나이에 기업 경영 직접 참여.."회사 키우는 보람 커"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1987년생, 만 서른 둘. 1조 3000억원 국민연금 블라인드 펀드 실무 운용역. 온라인 편집숍 더블유컨셉 책임 투자 심사역.

말끔한 외모로 업계 훈남으로 알려진 주진명() IMM 프라이빗에쿼티(PE) 차장의 타이틀은 화려하다. 하지만 그는 해외 유명대학 출신도 명문 MBA 수료자도 아니다.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후 전략컨설팅사 베인앤드컴퍼니에 컨설턴트로 입사해 굵직한 빅딜을 경험한 후 2년만에 IMM PE로 자리를 옮겼다. 국내 토종 사모펀드 최초로 ‘1조 클럽’를 달성한 IMM PE는 올 하반기 다시 ‘2조 클럽’을 목표로 뛰기 시작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그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18일 서울 강남 파이낸스센터 IMM PE 본사에서 만난 주 차장은 “올 연말은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며 “국민연금 블라인드 펀드(로즈골드 4호)와 린데코리아 입찰 결과가 줄줄이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그동안의 투자 성과가 검증된 운용사를 선정해 운용자금을 믿고 맡긴다. IMM은 로즈골드 1호 펀드 이후 3회 연속 운용사로 선정돼 왔다. 지난 2015년 2500억원 규모였지만 올해는 투자금이 두배로 늘어난 4000억원이다. 현재 4곳의 운용사가 경쟁 중이며, IMM의 선정시 이번 로즈골드 4호의 최대 기관투자자가 될 전망이다.



IMM의 장점은 경영권을 인수하는 바이아웃(Buyout)과 소수 지분 투자를 자유롭게 병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태림포장, 대한전선, 할리스커피 등은 직접 경영권을 인수했지만 우리은행, 현대삼호중공업 등은 소수 지분으로 투자했다. 주 차장은 “입찰 제안서를 쓰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며 “지금 쓰는 제안서 한 페이지가 몇 십억원 짜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가 처음으로 총책임을 지고 진행한 첫 투자는 온라인 편집숍 ‘더블유컨셉’이다. 더블유컨셉은 국내 소호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브랜드를 걸고 팔 수 있는 온라인 편집숍이다. IMM은 지난 블라인드 펀드 ‘로즈골등3호’를 통해 800억원을 투자해 경영권을 인수했다. 그는 더블유컨셉의 검토부터 투자 심의 그리고 현재 운용까지 깊숙이 관여해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주 차장은 “개성있는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 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며 “인수 당시 900억원대 불과했던 매출은 연말까지 1400억원으로 껑충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에 대한 컨설팅만 할 때보다 훨씬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기업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작업에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지난 4년 IMM의 근무경력은 새로운 도전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는 “이직 당시 송인준 대표가 했던 말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에 남는다”며 “일만 열심히 하면 ‘후회하지 않게 하겠다’는 말에 진정성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PE 운용역은 젊은 인재들이 충분히 도전해볼만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투자 심사역을 직접 기업의 대표로 파견하는 IMM 문화에 매력을 느낀다고 했다. 실제 IMMF이 경영권을 인수한 할리스커피의 경우 투자 심사역이었던 김유진 이사를 대표로 파견해 현재 재직 중이다. 그는 “젊은 나이에 한 기업을 경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란 쉽지 않다”며 “IMM와 투자기업, 심사역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약력: 1987년생, 경복고,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전 베인앤드컴퍼니(Bain & Company) 컨설턴트, 현 IMM프라이빗에쿼티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