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댕댕이 무병장수를 위해”...‘자연식’ 열풍

by윤정훈 기자
2020.11.12 05:30:00

무첨가 사료·간식 관심 크게 늘어
성분분석앱 ‘반함’ 이용자 400% 깡충
마켓컬리 무항생제 육포 판매 228%↑

사료 성분 분석 애플리케이션 반함(좌)과 오독오독(사진=각 사)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포메라니안을 키우는 인플루언서 홍설씨는 빼빼로데이를 맞아 반려견(홍설)을 위해 직접 칠면조고기와 코코넛가루를 이용해 강아지용 빼빼로를 만들었다. 시중에 판매되는 강아지용 간식과 빼빼로 보다 직접 만드는 게 더 건강하다는 판단에서다.

반려견 스낵 등을 만드는 페피밀은 최근 강아지가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첨가물이 없는 에센스를 출시했다. 건강한 재료로 직접 조리한 제품을 판매하는 페피밀은 소비자 사이에서 신뢰도가 높다.

1000만 반려동물 시대에 소비자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10년 이상 건강하게 사는 반려견이 늘어나면서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특히 쏟아지는 반려동물용 신상품을 분류할 수 있는 정보가 적어서, 견주들이 직접 이에 대해 공부하는 모양새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규모는 지난 2017년 2조원대에서 올해 5조원대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시장이 커지는 만큼 소비자들의 선택도 예전보다 깐깐해졌다. 가족같이 소중한 반려동물의 먹거리를 더 건강하게 챙겨주고 싶은 맘에서다. 하지만 반려동물 종과 나이에 따라 영양 섭취율이 다르기 때문에 건강하게 돌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 같은 소비자의 니즈를 타깃으로 ‘반함’(반려동물과 함께하다), ‘오독오독’ 등의 업체도 최근 몇 년 새 등장했다. 이 애플리케이션(앱)은 시중에 나오는 사료의 성분을 분석해준다. 화장품 성분을 분석해주는 앱 ‘화해’와 비슷하다. 반려동물의 건강이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성분분석을 제공하는 이들 업체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단미사료협회, 전미사료협회(AAFCO) 등 정보를 주로 활용한다. 반함은 2500종 이상의 성분을 AAFCO 기준으로 분석하고, 간식 후기 등을 공유한다. 일방적인 업체의 정보를 믿을 수 없는 견주들이 이곳에서 직접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다.

반함은 지난해 7월 출시해 같은 해 12월까지만 해도 사용자수가 3000명대였지만, 이달 기준 1만4000명대로 약 400% 증가했다.



반함을 운영하는 손유종 위드공감 대표는 “반려동물 사료와 간식은 아직 전 성분 표기가 업체에 따라 뒤죽박죽인 경우가 있다”며 “정보가 복잡해지고, 자극적인 마케팅이 횡행하면서 정확한 정보를 찾으려는 사람이 늘어나서 저희 앱을 많이 사용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연식을 선호하는 견주도 늘고 있다. 장기간 유통을 위한 보존제나 부형제 같은 첨가제가 들어가지 않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실제 장보기 앱 마켓컬리에서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가장 많이 팔린 반려동물 상품이 무항생제 간식이다. 국내산 오리의 안심을 사용한 무항생제 육포는 판매량이 전년 대비 228% 늘어나며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전체 반려동물 제품 증가율(132%) 보다도 빠른 속도다. 판매량 2, 3위를 기록한 상품도 오리 순살, 순닭가슴살을 사용한 무항생제 간식이다.

(사진=마켓컬리)
마켓컬리에서 판매하는 9개의 무항생제 간식은 전체 620여개이며, 이 제품군은 반려동물 식품 판매량의 9%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다.

컬리 관계자는 “같은 간식이라도 성분, 제조방식 등을 따져본 뒤 건강한 간식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뚜렷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11번가에서도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반려동물 영양제 거래액은 전년 대비 7% 증가했고, 애견용 위생용품 거래액은 6% 증가했다.

이보미 11번가 반려동물 카테고리 담당 상품기획자(MD)는 “장 건강을 위한 유산균 제품부터, 종합영양제, 애견치약 등 반려동물 건강을 위한 다양한 제품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반려동물 면역증진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