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재확산 재현 없다…'핼러윈'과 전쟁나선 정부

by함정선 기자
2020.10.29 05:00:00

클럽 방역 수칙 강화에 전담 공무원까지 배치
이태원 등 유명 클럽 "자발적으로 핼러윈 기간 운영 중단"
풍선효과 우려에 호텔, 카페, 놀이공원 등도 점검
골프모임 등 지인모임 집단감염 증가에 당국 긴장

[이데일리 함정선 박기주 기자] 방역당국이 31일, 핼러윈 데이와 전쟁에 나선다. 지난 5월 황금연휴에 클럽 발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재현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거리두기를 1단계로 완화한 지 3주째에 접어들며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하루걸러 100명을 넘어서는 등 아슬아슬한 모습이 지속되고 있어 조금이라도 재확산 빌미를 허락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103명으로 하루 만에 다시 세자릿수를 기록했고 국내 발생 확진자도 96명에 이르렀다.

특히 지인모임부터 동문 골프모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일상모임을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되며 당국의 우려는 더 커진 상황이다. 겨울과 연말연시가 다가오며 실내 모임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클럽 방역 수칙 강화에…“자발적으로 문 닫겠다”

방역당국은 이미 이태원과 강남, 홍대 등 주요 지역의 클럽에 대해 강화된 방역수칙을 적용하고 한 번이라도 수칙을 여기면 문을 닫거나 벌금을 내야 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한 데 이어 전담 공무원까지 배치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젊은이들이 가장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은 클럽과 감성주점 총 108개소에 전담 책임 공무원을 업소당 2명씩 지정해 배치할 계획이다.

이들은 경찰 등 유관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사람이 가장 몰리는 밤 12시부터 새벽 2~3시에 클럽과 감성주점 등의 방역수칙을 점검하고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이에 대규모 인기 클럽 등은 11월3일까지 아예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위험 부담을 감수하느니 지자체 등과 협의를 통해 핼러윈 기간 자체적으로 휴업을 한다는 것이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핼러윈 데이를 나흘 앞둔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가 한산하다.
클럽 대신 호텔·놀이공원 찾을라…점검 대상도 확대

정부는 클럽이 문을 닫고 방역수칙이 강화되면서 클럽 대신 상대적으로 방역이 느슨한 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까지 대비하고 나서기로 했다.

정세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국무총리)은 “핼러윈 데이를 맞아 점검을 피하기 위해 클럽 등 주로 모였던 장소가 아닌 호텔이나 카페 등 다른 시설에서 핼러윈 데이 행사를 개최할 우려가 있다”며 방역당국에 ‘풍선효과’가 예상되는 주변시설 장소에 대해서도 세밀하게 점검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중대본과 서울특별시 등은 핼러윈 판촉행사를 실시하는 호텔을 대상으로 핼러윈 데이 관련 방역수칙 준수를 요청하고, 실내외 놀이공원인 롯데월드를 대상으로 방역수칙 준수 여부와 방역 관리 실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골프 모임서도 확진자, 지인 모임 집단감염에…“소규모로 모여달라”

요양병원과 재활병원 등 감염 취약군이 머무는 시설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잠잠해지자 이번에는 지인모임과 학교, 직장 등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늘어나고 있다.

용인에서는 80명이 참여한 대학 동문 골프 모임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직장과 가족 등으로 추가 전파가 일어나며 확진자가 누적 42명까지 증가했다.

성남 분당중학교에서는 신규 집단감염이 발생해 8명이 확진됐고 같은 학년 300명이 진단검사를 받았다. 28일 기준 전국에서 코로나19로 등교 수업을 중단하거나 연기한 학교는 70개로 전일 대비 2배로 늘어났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활동력이 높은 젊은 연령층의 집단감염이 지역사회로 이어져서 코로나19에 취약한 어르신 그리고 가족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핼러윈과 같은 올해 10월 말에 이벤트를 가족과 친구와 소규모 별도 모임으로 하는 등 방역을 고려하면서도 친목을 도모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