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공기감염 가능, WHO 수칙 바꿔야"

by장영락 기자
2020.07.06 07:40:10

전세계 32개국 과학자 239명 WHO에 공개서신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전세계 과학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공기감염 가능성을 제기하며 세계보건기구(WHO)에 예방수칙 수정을 요구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즈는 전세계 32개국 과학자 239명이 공개서한을 WHO에 보내 이같이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서한을 보낸 학자들은 이번 주 과학 저널에도 서한 내용을 게재한다.

이들은 코로나19가 공기로도 감염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WHO가 호흡기 비말(침방울)로 감염된다는 주장에 따라 세운 방역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점을 비판했다.

실제로 WHO는 지난달에도 공기 감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WHO는 공기감염은 5㎛(100만분의1 미터) 이하 비말, 에어로졸을 생성시키는 의료시술 후에만 가능하다며 일상에서 공기감염이 이루어지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적절한 환기,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를 강조하는 방역원칙도 유지했다.



WHO는 공기감염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나 NYT는 WHO 자문위원을 포함한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자체 질의 조사를 벌여 비말 크기와 관계없이 공기 전염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상당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 NYT는 WHO 감염예방통제위원회가 융통성이 부족하고 의학적인 관점을 고수해 방역수칙의 유연한 대응도 어려운 점을 지적했다.

공기 감염 가능성에 대한 논란을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논란이 됐다. 에어로졸 관련 지난 4월에는 관련 전문가들이 WHO에 코로나19의 공기감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공기감염 가능성을 지지하는 이들은 사람이 내뿜는 비말의 입자 크기가 다양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WHO는 작은 비말과 큰 비말을 구분해 큰 비말을 통한 감염 위험에 집중하고 있지만 감염자들은 그런 구분없이 여러 크기 입자의 비말을 생성한다는 것이다.

사진=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