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신용등급 충격…금융위기 때보다 크다
by김재은 기자
2020.06.22 06:00:00
[코로나19 크레딧전문가 설문](上)
주요 기업 2단계 이상 하락 예상
"하반기 등급 하향 본격화할 것"
최장 3년간 하락압력 지속 `무게`
이데일리는 15년간 진행해 온 신용평가전문가설문(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진행했다. 크게 △코로나19에 따른 시장 영향 △기업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 △정부의 금융시장 대책에 대한 평가 △앞으로 경기전망 및 하반기 투자포트폴리오로 나눠 진행했다. 상·중·하 세 번에 걸쳐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할 계획이다.<편집자 주>
[이데일리 김재은 박정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기업 신용등급의 충격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크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데일리가 지난 15년간 진행해 온 신용평가전문가설문(SRE) 전문가 164명에게 코로나19 영향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를 한 결과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전망 약화와 자산 가격 하락 등으로 기업이 받는 충격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기업 신용등급 하향이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해 최장 3년까지 지속하겠다고 전망했다. CJ CGV(079160), 대한항공(003490), LG디스플레이(034220), 두산중공업(034020) 등 대기업의 신용등급도 내년 말까지 2단계 이상 하락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정부의 대책도 신용등급 A나 BBB 기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가 21일 코로나19 관련 크레딧 전문가 1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79명(48.2%)이 코로나19가 기업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이 `금융위기보다 크다`고 답했다. 46명(28%)이 `금융위기와 비슷하다`고 답해 코로나19에 따른 기업 신용등급 충격이 금융위기보다 크거나 비슷하다는 응답이 전체의 70.2%에 달했다. 작다는 응답은 23.2%(38명)에 그쳤다.
문제는 기업 신용등급 하락이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크레딧 전문가 중 58.5%(96명)는 올 하반기 이후 등급 하향추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이후 등급 하향이 본격화할 것이란 응답이 21.3%(35명)로 뒤를 이었다. 전문가 10명 중 8명이 올 하반기 이후 내년에도 등급 하향이 더 급격히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 신용등급 하향 지속기간에 대해선 1~2년을 고른 전문가가 64.6%(106명)로 가장 많았다. 2~3년이 29.3%(48명)로 크레딧 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기업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최소 1년에서 최장 3년가량 것으로 예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한국 성장을 주도했던 기업이 바뀔 가능성이 크고 산업구조가 급격히 변할 수 있다”며 “앞으로의 정부 대책도 신용등급 A와 BBB에 초점을 맞춰줘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크레딧 전문가 긴급설문조사는연기금, 증권, 운용, 보험, 은행 등에 소속된 크레딧 애널리스트, 채권 매니저, 브로커, 투자은행(IB) 담당자 등 전문가 166명이 응답했고 이중 크레딧 업무 1년 미만인 2명을 제외한 유효응답자 164명의 설문 결과를 토대로 분석했다. 담당업무별로는 △크레딧 애널리스트 53명 △채권매니저 78명 △채권브로커 12명 △기타 21명이다. 소속기관별로는 △증권 66명 △운용 48명 △연기금 공제 19명 △보험 18명 △은행 10명 △기타 3명이다. 이와 별개로 국내 신용평가 3사에도 신용평가 업무와 이해상충이 없는 부분에 한해 설문을 진행해 30명의 유효응답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