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의 IT세상]코로나 이후 비대면 사업 재편 대비하자

by최은영 기자
2020.05.28 05:00:00

[김지현 IT 칼럼니스트]코로나19가 우리 일상과 사회에 변화를 가져왔고 특히 인터넷 비즈니스는 큰 기회를 얻었다. 집 밖을 나가지 못하다 보니 집에서 놀고 마시고 먹고 공부하고 일하게 되면서 이와 관련한 비즈니스는 상대적으로 이익을 보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집에서 전 세계의 영화와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온라인 영화관 넷플릭스, 스타크래프트와 오버워치 등의 게임을 서비스하는 온라인 게임 블리자드 그리고 집에서 회의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온라인 화상 회의 서비스인 줌이다. 밖이 아닌 집에서 놀고 일하기 위한 온라인 서비스들이 주목을 받다 보니 이들 기업의 가치는 코로나 이후 크게 상승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 연결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도 반사 이익을 얻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아마존이 대표적이다. 강제로 집에서 격리를 당하다보니 외롭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더 많이 소통하고 연결되기를 바라 커뮤니티 서비스인 페이스북의 트래픽이 높아지고, 대부분의 경제 활동 역시 집에서 하다 보니 아마존과 같은 인터넷 쇼핑몰의 주문량도 급격히 늘고 있다. 또한 덩달아 이와 같은 인터넷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업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큰 기회를 얻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주가에도 반영됐다. 국내에서도 쿠팡, 마켓컬리, 배달의민족과 같은 이커머스, 배달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미국 주요 ICT 기업의 주가 변동.
하지만, 모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청신호인 것은 아니다. 공유경제를 표방하는 우버나 소카, 에어비앤비 그리고 항공과 여행 관련 중계 서비스들은 적신호가 켜졌다. 호텔과 항공, 백화점과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는 반 토막을 넘어 심각한 상황에 처했음은 물론이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홈 이코노미(Home economy·가정 경제)가 우리 경제 전반의 중요한 패러다임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그런데 정말 코로나가 해결된 이후에 우리는 과거의 습관으로 돌아가게 될까. 갑작스레, 어쩔 수 없이 온라인 서비스들을 경험하면서 느낀 편리함과 새로운 습관이 과거로의 회귀를 막는 것은 아닐까. 아마도 코로나로 인해서 온라인 서비스를 처음으로 또 더 많이 자주 사용하게 된 이들은 생각지 못한 온라인의 강점과 편리함을 느끼게 됐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온라인 비즈니스의 영향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즉, 재택경제가 만든 온라인 비즈니스는 모든 전통산업은 물론 소상공인에 핵심 축으로 작용하게 되어 앞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전통기업들의 주가 추이(출처 : 구글)
비대면 서비스 기반의 비즈니스에 대한 수요가 커져가면서 모든 기업은 온라인 기반으로 사업 혁신을 새롭게 재정의해야 할 것이다. 그런 만큼 각 산업별로 고객과의 비대면 서비스를 어떻게 구성하고 이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정리해서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즉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사라진 백화점이나 은행은 고객에게 비대면 쇼핑과 금융 서비스를 어떻게 준비하고, 오프라인 거점은 어떻게 활용할지, 오프라인 운영에 들어가는 조직과 인력은 어떻게 비대면 서비스의 확대를 위해 변화를 줘 관리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매장 방문이 줄어든 피트니스 센터나 피부 관리실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건강과 다이어트, 미용에 관심이 있는 고객들에게 비대면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유튜브 혹은 줌과 같은 온라인 동영상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활용해서 원격으로 고객과 만나 새로운 경험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피부 미용 관련된 정보를 온라인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고객과의 접점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을 뷰티 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이라면 고민해야 한다. 더 나아가 이들 고객에게 맞춤으로 최적의 운동, 건강, 미용 관련 상품들을 추천해서 배송해주는 구독경제 모델을 고려해야 할 수 있다. 비대면 비즈니스의 핵심은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 유지 그리고 신뢰이며 이를 기반으로 자동으로 최적의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구독경제와 같은 모델을 고민해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비가 오면 우산 장수가, 해가 뜨면 짚신 장수가 이득인 것처럼 우버는 둘 다 소유.
코로나19가 가져온 언택트(Untact·비대면) 일상은 우버의 차량 공유 서비스에도 타격을 가져왔다. 공유경제가 상당한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우버는 우버이츠라고 하는 배달의민족과 비슷한 음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로 인해 배달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우버이츠가 우버를 기사회생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결국 부동산 등의 실물 고정 자산을 기반으로 한 사업보다는 무형자산 기반으로 유연한 사업 운영이 불확실성이 높아진 코로나 이후의 시장에서 요구되는 역량이다. 실제 코로나 이후 네이버, 카카오 등의 시가총액이 현대자동차나 포스코보다 높아진 것은 유형자산보다 무형자산 기반의 온라인 비즈니스에 대한 시장 전망이 밝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한 시장 요구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의 다변화와 언택트 비즈니스를 위한 기업의 변화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기존의 자산과 사업 모델에 대한 고수보다는 자산에 대한 재평가와 비즈니스 도메인을 넘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데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오프라인 기반의 전통기업들에게 온라인 중심의 비즈니스 재편은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줄 수도 있다. 기존의 자산과 고객과의 접점, 비즈니스를 온라인으로 올려두는 고민을 하다보면 신규 고객 창출과 확장, 새로운 상품의 개발과 효율적인 마케팅 방안의 답을 찾을 수 있다. 기존 사업 운영의 비효율을 제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단, 온라인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과정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필연적이다. 단지 온라인으로 물건을 팔고, 인터넷 기반의 상품을 개발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의 역량과 업무 프로세스, 시스템 그리고 문화에 디지털이 스며들도록 변화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 그 과정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다. 코로나로 인한 시장의 변화는 전통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