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 외인구단' VS '2009 외인구단'의 차이점은?

by양승준 기자
2008.08.20 17:11:22

▲ MBC '2009 외인구단'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1983년에 발간된 이현세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과 오는 2009년 MBC를 통해 방송될 ‘2009 외인구단’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2009 외인구단’은 이현세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한국 최초의 야구 드라마. 그러나 만화가 나온 지 20여년의 세월이 지난 만큼 이야기 각색이 불가피하다.

20일 경기도 남양주 종합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2009 외인구단’ 현장 공개에서 기자들과 만난 송창수 PD는 “각색 과정에서 고민이 많았다”며 “만화가 가질 수 밖에 없는 비현실적 스토리를 현실성 있게 꾸려가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드라마 ‘2009 외인구단’의 현실성을 위해 황미나 작가와 송창수 PD가 주안점을 둔 것은 극 중 캐릭터의 입체화다.

송 PD는 “만화 속 캐릭터는 선이 굵은 장점이 있지만 캐릭터가 일차원적”이라며 “극 중 엄지 같은 경우도 원작과는 다르게 생활력 있고 당찬 캐릭터로 변화시켰고 마동탁 같은 경우도 좀 더 입체화를 꾀했다”고 말했다.

특히 극 중 엄지 같은 경우는 순수한 감수성을 지닌 소녀적 인물이지만 동시에 자기의 개인적 행복을 우선시하는 양면성을 입혔다는 것이 송 PD의 말이다.



만화의 허구성은 드라마에 독이 되기도 하는 법. 원작에는 외팔이 임에도 서부구단에서 중심 타선인 3번 타자와 외야수를 맡고 있는 최관이라는 캐릭터가 있다. 또 만화 속 조상구는 너클볼을 던지기 위해 손가락을 자르는 등 기행(?)을 서슴지 않는다.

송 PD는 “만화의 이런 부분이 드라마로 재연할 때 가장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라며 “조사해 보니 너클볼 같은 경우는 손가락이 짧아야 잘 던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길어야 잘 던지는 것으로 알려져 이런 만화적 허점들을 보완해 드라마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극중 러브스토리도 원작과 다른 점 중 하나다. ‘공포의 외인구단’이 집착과 광기로 얼룩진 오혜성(까치)과 마동탁, 엄지의 삼각 관계를 그렸다면 드라마 ‘2009 외인구단’은 엄지의 동생 현지를 이 러브라인에 투입, 네 명의 각기 다른 사랑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전개할 예정이다.
▲ '공포의 외인구단'의 설까치와 마동탁

‘공포의 외인구단’하면 떠오는 것 중 하나는 설까치의 헤어스타일과 마동탁의 안경이다.

송 PD는 원작에 대한 사람들의 고정관념 때문에 캐릭터의 스타일 변화에 애를 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만화 속 캐릭터와 똑같이 가자니 지금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미지수고, 또 완전 다르게 가자니 캐릭터의 맛이 안 살 것 같은 우려 때문이다.

송 PD는 “윤태영 같은 경우는 원작과 달리 새기컷 스타일의 헤어를 했는데 생각보다 까치의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졌다”며 “마동탁의 경우 트레이드 마크인 안경을 써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 중”이라고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