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빅매치]관악을 '세 번째' 맞대결, 정태호 vs 오신환

by박경훈 기자
2020.04.08 06:00:00

靑경력, 체급 올린 정태호 vs 원내대표 존재감 오신환
관악을, 서울서 민주당 계열 지지세 가장 강한 곳
최근 두 차례 선거, 3파전으로 오신환 연승
지역 과제, 난곡선 조기착공…변호사예비시험 도입 '눈길'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서울 관악을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후보(왼쪽)와 미래통합당 오신환 후보가 3일 오전 각각 관악구 지하철 신림역과 신대방역 입구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세 번째 리턴매치’

서울 관악을에서 맞붙는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신환 미래통합당 후보의 이야기다. 통산 전적은 오 후보가 2전 2승이다. 하지만 앞서 두 대결 모두 ‘제3후보’ 영향으로 오 후보의 ‘어부지리’ 승리였다는 평가다. 이번 총선에서는 사실상 1대 1 대결구도가 형성돼 정 후보가 유리하다는 평가다. 앞서 두 번 연속 패배한 정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청와대 경력을 추가해 중량감을 높였다. 오 후보는 옛 바른미래당(현 민생당) 원내대표를 역임하며 20대 국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관악을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를 기반으로 한 선거구다. 호남 출신·서민·대학생들이 많아 서울에서도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으로 꼽힌다. 지난 19대 대선에서는 관악구 주민 45.67%가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를 택했다. 이어서 안철수 옛 국민의당 후보(22.71%),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17.11%) 등의 비율을 차지했다. 보궐선거를 제외한 1988년 이래 치러진 8번의 총선만 봐도 진보정당이 7회, 보수정당이 단 한 번의 승리를 거뒀다. 특히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1988년 13대 총선을 시작으로 내리 5선을 달성한 곳이기도 하다.



보수당이 진보텃밭 관악을에 깃발을 꼽게 된 것은 3자 구도가 들어서면서다. 2015년 당시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지역구 의원인 이상규 의원도 직을 잃어 재보궐선거가 치러졌다. 당시 정태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과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 간 맞대결로 치러질 것 같은 선거는 정동영 후보가 무소속 출사표를 던지며 혼전 양상을 만들었다. 결국 오 후보가 보수정당 최초로 승리를 거뒀다. 20대 총선에서는 옛 국민의당이 민주당 표를 나눠가져 오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다. 특히 오 후보와 정 후보의 표 차이는 불과 861표(0.7%)에 불과해 주목을 끌었다.

절치부심한 정 후보는 2018년 청와대 일자리수석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민관 합작 성과물인 ‘광주형 일자리’를 추진했던 경험을 관악에 쏟는다는 전략이다. 반면 오 후보는 3선이 되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아서 지역 발전으로 연결한다는 각오다.

양 후보 간 공약은 큰 차이가 없다. 정 후보, 오 후보 모두 난곡선 경전철 조기 착공과 상권활성화 등을 약속했다. 이와 별도로 오 후보는 지역 상권 카드인 ‘변호사예비시험 제도 도입 공약’을 내걸어 차별점을 뒀다.

정 후보는 “(인프라 공약은)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중앙정부의 정책·재정지원을 현실화는 야당 후보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지난 5년 동안 하루하루 쉼 없이 진정성을 갖고 달렸다는 걸 주민들은 잘 알고 계신다”면서 “낮은 자세로 섬기는 정치를 실천하겠다”며 한 표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