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맨들의 발언으로 느껴본 퍼거슨의 향수

by박종민 기자
2014.09.12 14:46:19

前 맨유 코치 "모예스 체제 성과에 실망할 것"
'더 클래스 오브 92' 멤버들 "영원한 보스"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세계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72)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지휘봉을 내려놓은 지도 벌써 1년 4개월이 지났다.

데이비드 모예스와 루이스 판 할이 그의 후임으로 잇따라 감독직에 앉았지만, 명가 재건의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전·현직 ‘맨유맨’들은 퍼거슨 전 감독이 꽤 그리울 법 하다. 외신들은 최근 퍼거슨의 측근들의 인터뷰를 전하며 퍼거슨 전 감독을 추억했다.

△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 (사진= Getty Images/멀티비츠)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는 라디오 방송 ‘토크스포츠’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르네 뮬레스틴 전 맨유 1군 코치의 퍼거슨에 대한 생각을 보도했다. 뮬레스틴은 “퍼거슨은 데이비드 모예스 전 감독 체제의 맨유에 대해 놀라워하면서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어 그는 “(퍼거슨은) 100% 실망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뮬레스틴은 퍼거슨 전 감독의 업적을 높이 샀다. 퍼거슨 전 감독은 맨유를 세계에서 가장 크고 독특하며 훌륭한 클럽으로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퍼거슨이 모예스의 경질을 예상치 못했을 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퍼거슨 전 감독도 자신이 은퇴한 후 맨유의 부진을 어느 정도 예측했을 것이라 말했다.

‘아일랜드 인디펜던트’의 12일 보도에 의하면 ‘더 클래스 오브 92(The Class of 92)’ 멤버들도 퍼거슨의 향수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필립 네빌(37)은 퍼거슨을 두고 “당시 모든 부분에서 선구자였다”며 “그는 천재다. 그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라이언 긱스(40)는 “나를 잘 이해하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다”며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긱스는 “퍼거슨을 두려워했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일종의 경외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니키 버트(39)도 같은 생각이었다. 그는 “지금도 두려워한다. 퍼거슨을 여전히 존경하며 나의 감독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눈에 그는 영원한 보스다”며 감회에 젖었다.

퍼거슨 전 감독의 철학을 물려받은 이들은 여전히 축구계 언저리에 머물러 있다. 뮬레스틴은 올해 초까지 풀럼 감독으로 있었고, 긱스와 버트는 판 할 감독을 보좌하는 맨유 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필립 네빌은 BBC 축구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퍼거슨이 남긴 유산의 일부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