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장마에 `여름수혜주` 교체…제습기·빙과→비료·농기계

by안혜신 기자
2015.07.04 09:32:17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극심한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장마같지 않은 `마른 장마`가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무엇보다 음료, 빙과 등 여름 수혜주가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비료, 수처리업쳬 등 관련주가 대신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대표적인 여름 수혜주로 꼽히는 제습기 제조업체 위닉스(044340) 주가는 지난 6월부터 31.4% 고꾸라졌다. 역시 대표 여름 수혜주인 빙과주 롯데푸드(002270) 주가는 같은 기간 7.24% 하락했고 빙그레(005180) 주가 역시 5.3% 내렸다.

이들 종목은 전통적으로 여름이 성수기인만큼 초여름부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동안 강세를 보이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여름에 본격 진입했음에도 주가가 크게 우상향 기조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마른 장마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6월 이후 서울 강수량은 96.5mm로 평년의 70% 수준에 불과하다.

이같은 현상은 엘니뇨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엘니뇨가 발생하면 아메리카 지역에는 호우가, 동아시아 지역에는 가뭄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로 인해 한국에서는 장마철에 장마전선이 북상하지 못하며, 장마 이후에도 덜 더운 여름철이 찾아오게 된다.



김영환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엘니뇨로 인해 올해 덜 습하고 덜 무더운 여름이 될 전망”이라며 “여름 수혜주 업체의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렇다보니 증권가는 올들어 특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전통적 여름 수혜주를 대체할 엘니뇨 수혜주 찾기에 한창이다. 가장 주목받는 업종은 가뭄으로 인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농기계와 수처리업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마른 장마의 근본적 원인은 지구 온난화에 있으며 더워지는 지구로 인해 물에 대한 관심은 커질 수 밖에 없다”며 “담수화 설비 기업, 수처리 관련 기업, 절수 관련 기업 등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비료업체 역시 엘니뇨 ‘수혜주’로 꼽힌다. 엘니뇨가 심화되면 곡물 수확량이 감소하고 곡물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수확량을 늘리기 위한 비료 소비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