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장부터 MZ세대…‘공감하는 AI’로 가는 KT

by이대호 기자
2022.05.22 10:20:54

KT융합기술원 AI2XL 연구소 미디어 오픈
탄력적 연구과제 운용에 “자부심 느껴” 반응도
배순민 소장 “단순 똑똑함보다 상대방 이해하는 AI로”
초거대 AI 규모 경쟁 멈추고 경량화 모델서 질 높여야
데이터 공유 상황 볼 수 있는 인프라 정책 요청도

배순민 KT 융합기술원 AI2XL 연구소장이 지난 19일 서울시 우면동 KT우면연구센터에 마련한 타운홀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T)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KT(030200)가 융합기술원 내 신설한 AI2XL 연구소의 문을 열었다. 지난 19일 서울시 우면동 KT우면연구센터를 공개해 미디어 대상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AI2XL 연구소장은 올해 초 최연소 KT 임원 인사로 눈길을 끌었던 배순민(41) 상무다. 카이스트(KAIST)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하고 미국 매사추세추공대(MIT)에서 석·박사 과정을 지낸 뒤 삼성테크윈과 네이버에서 AI 연구를 거쳐 KT에 몸담았다.

이날 미디어 인터뷰에 배 소장부터 MZ세대(1980년대~2000년대생) 연구진이 나섰다. 연구원에게 다른 회사를 마다하고 왜 KT에서 연구 중인지 묻자, 김정출 AICC 언어응용개발 프로젝트 전임연구원은 “올해 들어 연구소가 리모델링도 하고 젊은 연구진 대상으로 탄력적으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는 과제를 배정해주면서 타 기업에서 이런 일들이 있을까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연구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실제 상용화를 진행하면서 값진 경험들이 프라이드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똑똑함 그 이상…낄끼빠빠 가능한 AI로

배 소장은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AI 기술 외에도 감성적인 문과, 예체능 이런 다양한 것들이 합쳐져서 AI의 차원이 한 단계 더 올라간다고 생각한다”며 “이성적인 AI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AI, 공감하는 AI 그리고 UX(사용자환경)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관련 결과물로는 콜센터로 부르는 인공지능컨택센터(AICC)와 기가지니, AI로봇, 차세대지능형교통체계(C-ITS) 등을 꼽았다. AI 기반 메타버스 ‘지니버스’도 준비 중이다. 배 소장은 “KT가 ESG(사회·환경·지배구조) 측면을 많이 강조하기 때문에 소외계층에도 기술을 통해 혜택을 드리고 싶다”면서 “더 많은 KT의 기술을 사용하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향후 방향성을 언급했다.

중장기적 목표는 ‘공감하는 AI’다. 신조어인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진다의 줄임말)’를 예로 들었다. 배 소장은 “데이터셋을 모을 때나 산학협력을 할 때도 단순히 똑똑하게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이해하고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도 구분할 수 있는 공감하는 AI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배순민 KT 융합기술원 AI2XL 연구소장(왼쪽)부터 MZ세대 연구원들이 타운홀 인터뷰에 배석한 모습 (사진=KT)




◇초거대 AI, 이제 경량화가 중요


앞서 KT는 2000만 파라미터(매개변수)의 초거대 AI 구축을 목표한 바 있다. 초거대 AI로 주목받은 GPT-3의 매개변수 1750만개를 넘어서는 수치다. 이 매개변수는 인간 뇌 신경전달물질인 시냅스에 비유할 수 있다. 현재 규모의 경쟁이 벌어져, 이 매개변수가 조 단위로 넘어갔다.

배 소장은 KT 연구 현황을 묻자 “데이터를 많이 넣어서 큰 모델을 확보하려는 노력은 중요하고 계속하겠지만, 결국에 이걸 얼마나 작게 서빙(서비스화)할 수 있는 수준이 되느냐, 경량화가 아주 중요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덧붙여 “이런 숫자에 대해서 싸움은 조만간 멈춰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의미가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분명히 짚었다.

이 같은 발언은 실제 고객 서비스에 적용하려면 컴퓨팅파워를 고려해 수백만 단위 매개변수 수준으로 경량화가 필수적인 까닭이다. 배 소장은 “올해 초부터는 작으면서도 라지 모델과 동등한 성능을 낸다는 논문이 나오고 있다”며 변화 추세를 알렸다.

김정출 AICC 언어응용개발 프로젝트 전임연구원이 미디어 대상으로 AI 솔루션을 설명하는 모습. 김 연구원은 “연구소가 리모델링도 하고 젊은 연구진 대상으로 탄력적으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는 과제를 배정해주면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KT)


◇AI데이터 체계적 관리 정부정책 필요


배 소장은 앞으로 필요한 AI 정책에 대해 “학교들도 그렇고 데이터나 인프라가 많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더 많이 오픈을 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하면 좋을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쉽게 말해 어떤 데이터가 얼마나 인기를 끌고 어떻게 쓰이는지, 민간에 공유되는 데이터가 어떤 것인지 등 한눈에 볼 수 있는 정보 공유 사이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배 소장은 “누군가는 이런 데이터를 쓰는구나, 품질이 좋은 데이터구나 등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걸 학교나 기업에 맡길 수도 없고 국가적으로 이런 것들이 가능한 데이터랑 인프라를 제공하고 규제는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배 소장은 “지금 AI 인력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교육 시스템이 AI 인재를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이 완전히 어긋났다”며 “지금이라고 빨리 준비해 훌륭한 AI 인력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시급한 상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