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사과했는데… 아이린, 더이상 비난 받을 이유 있나

by윤기백 기자
2020.10.24 10:59:56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그룹 레드벨벳 아이린에게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한 에디터 겸 스타일리스트 A씨가 공식 사과를 받았다. 아이린은 몇 줄의 형식적인 사과문 대신 직접 에디터 A씨를 찾아 진심으로 사과했고, A씨도 아이린의 진심을 받아들이며 그를 용서했다. 두 사람의 갈등이 마무리됐는데도 온라인 상에서는 익명을 앞세운 묻지마 폭로와 비난글이 쇄도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아이린(사진=SM엔터테인먼트)
논란의 시작은 22일 게재된 A씨의 폭로글이었다. 연예인의 ‘갑질’ 언행 녹취록을 가지고 있다는 A씨의 SNS 폭로글이 각종 커뮤니티에 퍼지며 파장이 일었다. 폭로글 속 인물이 자신임을 인정한 아이린은 SNS에 올린 사과글을 통해 “저의 어리석은 태도와 경솔한 언행으로 스타일리스트 분께 마음의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도 사과문을 내고 “아이린은 해당 스타일리스트와 직접 만나 경솔한 태도와 감정적인 언행으로 깊은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다”면서 “당사 역시 이번 일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논란 이후 공식 사과가 이뤄지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 이유는 아이린이 직접 A씨를 찾아가 용서를 구했기 때문이다. 보통 연예인의 태도, 인성 논란의 경우 소속사의 공식 사과문으로 끝내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아이린과 SM엔터테인먼트는 제대로 된 ‘사과’를 전하고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당사자를 찾아가 직접 사과했다. 누구에게 사과하는지도 모를 ‘만능 사과문’이 아닌 직접적인 사과를 택한 이유는 ‘다시는 이같은 논란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아이린의 다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이린의 사과는 그 어떤 사과보다도 진심이 느껴졌다.

A씨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C씨에게 직접 사과를 받고 싶었고 B회사 책임자분들과 함께 C씨를 만났다”며 “공식 사과를 받았다”고 직접 글을 올렸다. 또 최초 폭로글 이후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 A씨 “합리적이고 현명한 판단을 해야했기 때문이다”며 “더 큰 오해를 키우기 싫었고 억측, 난동에 힘을 실어주기 싫었다”고 설명했다.



당사자간 ‘사과’와 ‘용서’로 논란이 매듭지어졌는데도 온라인 상에서는 여전히 논란 중이다. A씨의 폭로 이후 일부 네티즌들은 익명성을 앞세워 ‘아이린에게 부당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실체 없는 폭로일 뿐이다. 글쓴이가 진짜 부당대우를 받은 사람인지 안티팬인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A씨가 직접 언급했던 ‘더 큰 오해’ ‘억측’과도 맞닿아 있다.

폭로글을 올렸다가 번복한 사례도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으로 알려진 후쿠하라 모네가 대표적이다. 그는 SNS를 통해 “연습생 시절 주현 언니(아이린)가 날 괴롭혔고 슬기 언니가 도와줬던 기억이 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몇 시간 되지 않아 번복됐다. 후쿠하라 모네는 “‘괴롭힘’이라는 말은 너무 넓은 의미인 용어”라며 “오해가 있어서 쓴다. 괴롭힌다고 해도 계속 괴롭히는 게 아니라 마음이 안 드는 게 있으면 뭐라고 하는 것”이라고 글을 수정했다. ‘괴롭힘’과 ‘뭐라고 하는 것’은 전혀 다른 개념인데도, 후쿠하라 모네는 자극적인 단어를 써 가며 아이린을 궁지로 몰아놓은 뒤 ‘오해’라고 무책임의 끝을 보여줬다.

반면 아이린을 응원하는 글도 잇따르고 있다. ‘겟잇뷰티’ ‘스타 뷰티쇼’ 등에 출연한 바 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수경(본명 최수경)은 23일 자신의 SNS 계정에 ‘#아이린’을 해시태그로 달며 올린 글에서 “아이린은 좋은 얘기가 많은 연예인”이라고 언급했다. 수경은 “연말이면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는 손편지에 막내스태프들까지도 비타민 선물을 챙기고 감사 인사를 할 줄 아는 그런 연예인”이라며 “좋은 면이 더 많은 연예인이기에 이 상황이 참 안타깝다. 몇자 안되는 글로라도 아이린 그녀에게 작은 힘이라도 되어주고 싶다”고 밝혔다. 또 레드벨벳을 담당했던 스타일리스트와 안무가 역시 아이린의 실제 모습을 그렇지 않다며 응원하기도 했다.

사과는커녕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아이린은 잘못을 인정했고 직접 당사자를 찾아 사과했다. 그렇다면 더는 비난 받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 아이린을 향한 비난이 가혹하게만 느껴지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