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변이’ 확진 공무원 거짓말에…18명 ‘무더기 감염’

by장구슬 기자
2021.06.14 07:38:56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인도(델타형)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찰관이 방역 당국에 동선을 숨겨 추가 감염을 불러온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일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인천시는 지난달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공무원 A씨가 동선을 숨기는 등 허위 진술을 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A씨는 인천에 거주하며 다른 지역에 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확진 판정을 받기 이틀 전인 지난달 23일 지인을 만났으나 방역 당국 역학조사 과정에서 동선을 숨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추가 확진자 발생으로 역학 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거짓말이 들통났다.

이에 따라 A씨가 만난 지인의 가족과 이들의 직장 동료 등을 통한 ‘n차 감염’이 발생해 이날까지 관련 확진자 18명이 추가로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A씨는 인도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여러 명 확인된 남동구 가족·학교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로 자신의 자녀가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격리 중인 상황에서 해당 지인을 만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감염 사례와 관련한 누적 확진자는 18명을 포함해 모두 58명으로 늘어났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A씨는 인도 변이 바이러스와 관련된 집단감염으로 확진돼 사안이 매우 중대했다”며 “공적 영역에 일하는 사람이 허위 진술을 했다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의 허위 진술로 2주에 달하는 기간 동안 방역 사각지대가 발생했다”며 “(관할 구청인) 남동구에서 필요한 조치를 철저히 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 세계가 백신 접종 속도를 가속화하면서 코로나19 반격에 나서고 있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며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인도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 변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훨씬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2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인도에서 대확산한 코로나19 변이가 전 세계 44개국에 퍼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히며, 인도 변이 바이러스를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 우려 변이는 원조 바이러스보다 전염성, 치명성, 백신 회피 가능성 등에서 더 위험하다는 뜻이다.

최근 우리 방역당국 역시 인도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 겸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0일 “영국에서는 기존의 알파형 영국 변이의 유행이 델타형 인도 변이의 유행으로 급속히 바뀌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