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EQ 높이기

by조선일보 기자
2006.12.26 12:21:04

미술관 나들이로 아이의 잠든 감성 깨우자

[조선일보 제공] 겨울방학이다. 아이도 부모도 두 달 가까운 시간을 어떻게 잘 보낼까 궁리하게 된다. 아이와 부모 모두 유익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방법으로 박물관과 미술관 나들이는 좋은 대안이다. 특히 재미있게 놀면서 공부도 할 수 있고 방학 과제도 해결할 수 있는 체험식 어린이박물관을 찾으면 경제적인 문화나들이가 된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반 고흐에서 피카소까지’전은 고흐와 마네, 모네, 세잔, 피카소, 로댕 등 근·현대 미술사 거장 작품 94점을 관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1월 12일까지 초등학생 이하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어린이박물관은 가족 모두가 꼭 가 볼 만한 문화 교육 공간이다. 집, 농사, 전쟁, 음악이라는 주제 아래 구성된 전시 공간은 고구려의 부엌 등 입체적인 체험 공간을 연출해 놓아서 관람 활동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재현해 놓은 전시물은 글자가 없던 선사시대에 그림으로 기록을 남겼던 자취를 보여준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작은 그림을 실제처럼 커다란 벽화로 재현하고 거기에 빛 연출로 주요 그림 정보를 드러나게 해주는 최신 전시기법의 도입이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시켜서 박물관을 즐거운 학습의 장소로 느끼게 한다.

삼성어린이박물관의 ‘옛 미술 갤러리’ 전시는 아동들이 우리 옛 미술품 속에 담긴 단아한 아름다움을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한다. 예를 들어 고려시대의 청동범종을 감상한 후 범종의 윤곽선을 살려서 크게 만들어 놓은 체험용 종 전시물을 통과하면 아름답고 그윽한 종소리가 들려서 한국 종에 대한 즐거운 경험과 지식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기 전에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 아이와 함께 관람 정보를 알아보고, 전시된 주제를 파악해서 아이의 관심사에 맞추어 방문 계획을 미리 세우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전 교육이다. 관람 이후 집에 돌아가서 박물관 체험 보고서를 작성하면 훌륭한 방학 숙제로서도 마무리가 된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에게 미술을 교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간을 내서 좋은 작품을 많이 보여주는 것이다. 영어·수학 과외 공부 시간표가 아이의 책상 앞에 놓여 있더라도, 방학만큼은 반나절의 여유에 즐거운 모험을 걸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