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이야기]침묵의 암 ‘간암’, 예방 못하면 초기 발견이 중요

by이순용 기자
2020.10.31 08:36:10

[암 이야기]침묵의 암 ‘간암’, 예방 못하면 초기 발견이 중요
심재준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심재준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매년 1만 2천여 명 사망, 환자의 80%는 남성, 평균 발병 나이 56세, 바로 간암 이야기다.

환자의 대부분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한다. 간은 70% 이상 손상되기 전에는 자각증상이 없는 침묵의 암이기 때문이다. 증상이 있더라도 B형 및 C형 간염, 간경변증 같은 간질환 병력이 있던 환자에게서 주로 생기기 때문에 기존 간질환과 간암의 증상을 혼동해 암이 생겼는지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심재준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무증상에 성장속도가 빠른 간암은 만성간염과 간경화처럼 오랫동안 간세포가 손상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주요 원인은 B형 간염, C형 간염, 간경화로 약 95%가 간질환에서부터 시작된다. 특히, 간경화가 발생한 환자와 활동성 B형 간염 환자에서 암 발생 위험이 높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지방간도 발병요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지방간염 환자의 20~30%는 간경화로 이어지며 간암으로 악화되는 사례가 지속해서 확인되고 있다.

간암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지만 예방이 어렵다면 가능한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좋다. 조기진단 시 완치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간암의 특성을 고려할 때, 조기진단은 환자에게 너무나 어려운 단어임에 틀림없다. 갑작스러운 황달, 복부통증,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생긴 중년 남성은 예방 차원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초음파 검사와 혈액 검사만으로도 간암의 고위험군에 속하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또한, 40세 이상은 국가 암 검진사업을 통해 간암 건진 비용이 지원 돼 부담이 덜하다. 간염이나 간경화를 앓았던 적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평소 과음을 하는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고위험군에 해당되면 3~6개월에 한 번씩 혈액 검사와 간 초음파 검사를 병행해야 한다. 간경변이 심해 초음파 진단이 어려우면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추가로 진행해 조기에 간암을 발견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치료법은 간이식, 간절제술, 경동맥화학색전술, 고주파열응고술, 방사선치료 등으로 다양하다. 최근에는 간암의 개수, 크기와 위치, 간 기능, 환자 연령 등 여러 가지 사항을 모두 고려하면서 소화기내과, 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종양혈액내과, 핵의학과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다학제 진료를 통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는다.

간암을 예방하며 건강한 간을 위해서는 B형 간염 예방접종이 중요하다. 음주와 흡연 그리고 불필요한 약을 삼가고, 음식은 골고루 먹고,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최소 30분 정도 운동한다. 그리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간 기능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