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있던 주연' 김준성, KPGA 선수권 우승으로 인생 역전

by조희찬 기자
2016.08.28 16:46:34

김준성이 28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CC에서 열린 2016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PGA 선수권대회 마지막 라운드 1번홀에서 티 샷하고 있다.(사진=KPGA)
[양산=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버디·버디·버디·버디·버디·버디’.

김준성(25)의 6연속 버디에 사흘 내내 선두였던 박준섭(24·JDX멀티스포츠)도 수건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우승 상금은 2억원. 코리안투어에서 4년간 모은 총상금보다 더 많은 액수였다.

김준성은 28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CC(파72·7011야드)에서 열린 2016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메이저대회인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총상금 10억원·우승상금 2억원)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1개로 7언더파 65타를 쳤다.

이로써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2위 박준섭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지금까지 우승 경험이 없었던 김준성은 지난 2012시즌부터 프로 자격으로 참가한 코리안투어 53개 대회에서 모은 통산 누적 상금액 1억6940만4631원을 훨씬 뛰어넘는 2억원을 손에 쥐었다. 시즌 상금 순위도 중하위권에서 단숨에 4위로 도약했다.

대회 내내 카메라는 김준성이 아닌 박준섭을 담았다. 박준섭은 사흘 내내 선두를 지키며 와이어투와이어(1라운드부터 마지막 라운드까지 선두 자리 유지) 우승에 도전했다.

반면 김준성은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 공동 12위로 시작했다. 3라운드까지는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선두 박준성에 4타 차 뒤졌다. 우승후보로 언급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마지막 라운드 챔피언조 앞 조에서 숨어 있던 김준성은 1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5번홀(파4)부터 심상치 않았다. 경사, 거리와 상관없이 퍼트가 치는대로 홀컵 안에 자석처럼 빨려 들어갔다. 10번홀(파4)까지 6홀 연속 버디가 나왔다.

신들린 버디쇼에 사흘 내내 선두를 지키던 박준섭도 선두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김준성은 15번홀(파5)에서 보기로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추격하던 박준섭이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티샷을 해저드에 빠뜨린데 이어 칩샷 마저 홀컵을 외면하며 김준성의 우승이 확정됐다.

경기가 풀리지 않아 지난 2014년 김휘수에서 이름을 바꾼 김준성은 “오늘 경기에 정말 집중했다. 우승이 확정된 후에도 경기에 대해 너무 집중해서인지 차분했다”며 “1~3라운드까지 샷도 잘되고 스윙도 좋았는데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있었다. 리듬을 잘 맞추려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렇게 퍼트가 잘된 날은 처음이다. 비가 많이 왔는데, 이 점이 오히려 차분하게 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으로 화제를 모은 박준섭은 마지막 18번홀 티샷이 해저드에 빠지는 불운에 눈물을 흘렸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마지막 날 8언더파를 몰아친 박일환(24·JDX멀티스포츠)과 권명호(32)가 15언더파 273타 공동 3위에서 대회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