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실적, 달러-원 900원대까지 방어 가능"-한기평

by경계영 기자
2014.08.27 08:01:30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한국기업평가는 27일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에 대해 달러-원 환율이 900원대에서 멈춰질 경우 실적을 적절한 수준에서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기아차가 원화 가치 변동에 노출된 영업실적 요인으로는 ▲국내 법인의 수출 관련 매출단가 변동, ▲국내 법인의 원자재·부품 수입 등 원가·비용, ▲해외 계열사 실적 관련 원화 환산 등이 꼽혔다.

이승구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국내 법인의 수출 관련 매출단가 변동에 대해 “2010년 이후 전반적으로 대당 수출단가가 상승하고 있고 수출 출고량도 증가하고 있다”며 “원화 가치 변동에 따른 손익 변화 폭 자체도 커졌다”고 진단했다.

달러-원 환율이 50원 내려갈 경우 현대차 영업이익률은 1.3%포인트, 기아차 영업이익률은 최고 1.9%포인트 각각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전체 매출에서 국내에서의 수출이 차자하는 비중이 높은 기아차의 변동 폭이 더 컸다.



이 수석연구원은 “달러-원 환율이 현재 1000원대 초입에서 10% 이상 강세를 보이면서 900원대까지 하락할 경우 현대차 영업이익률은 4.5%로 일정 수준 유지되겠지만 기아차 영업이익률은 0.3%로 영업적자 직전까지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원화 강세로 원자재 수입 등 비용이 줄어 수출 관련 매출단가 변동을 상쇄할 수 있다고 봤다. 또 다른 변동요인인 해외 종속기업의 실적을 환산하는 데 따른 환 위험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 경우 수출 실적과 달리 매출과 영업이익이 같은 비율로 움직여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 수석연구원은 “달러-원 환율 10원 하락 시 현대차와 기아차는 원자재·부품 등 외화로 지출하는 비용을 각각 107억원, 기아차 102억원 절감할 것”이라며 “국내 본사 매출원가 30%가 외화에 연동된 지출일 경우 달러-원 환율 900원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영업이익률은 각각 7.2%, 3.4%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원화 강세가 급격히 진행돼 달러-원 환율이 800원 이하에서 장기간 머물지 않는 이상 현대·기아차가 적정 수준에서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원화 강세 하나만으로 현대·기아차가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