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연지 기자
2022.11.23 09:00:00
[선진금융 캐나다서 배운다]
무섭게 성장하는 캐나다, 금융허브로 우뚝
"세계 100대 도시 중 캐나다 경제성장률 높아"
자원·광물 외에도 혁신기술 기반 경제 성장
[토론토, 밴쿠버(캐나다)=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캐나다의 경제 성장은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했다. 자원과 광물 외에도 신금융과 혁신 기술 기반의 경제 성장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전 세계가 신음하는 가운데 캐나다의 경제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캐나다 정부가 세계 혁신 창업가들이 캐나다에 거점을 둘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하며 무서운 속도로 기술과 인재를 유치하는데다, 산업별로 효율적이고 유연한 사업 환경을 꾸리면서 인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특히 시장은 민간에 맡기되, 정부는 지원에 나서면서 혁신 경제 성장에 보다 속도가 붙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 단숨에 경제 성장 이룬 비결은 ‘유연성’캐나다 토론토 금융중심지인 파이낸셜 디스트릭트 전경[사진=김연지 기자]
글로벌 컨설팅 업체 레저넌스 컨설턴시가 최근 집계한 ‘2023년 세계 최고의 100대 도시’에 따르면 캐나다 토론토와 밴쿠버, 오타와, 캘거리, 몬트리올 등 5곳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최고의 100대 도시는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대도시를 대상으로 경쟁력과 명성, 고용, 투자, 외국인 유치, 부동산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우리나라는 서울 한 곳만이 이름을 올린 상태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캐나다의 경제 성장이 높이 평가됐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캐나다 토론토의 경우, 지난해 북미 전역을 통틀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대도시로 꼽힌 바 있다”며 “정부가 유능한 이민자를 수용하기 시작하면서 캐나다 경제가 성장하기 시작했고, 놀랍게도 캐나다의 이러한 경제 성장은 이제 시작되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풍부한 자원을 기반으로 경제를 일구던 캐나다가 단숨에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며 이러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지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일제히 혁신 기술과 인재를 유치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 정책의 유연성을 꼽았다.
캐나다 정부의 의지가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대목은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이다. 캐나다의 경제 성장에 가장 크게 이바지하는 요소로도 꼽힌다. 이는 캐나다 내에 혁신 스타트업을 설립하는 창업가들에게 비자를 내어주고, 사업 진행 여부에 따라 영주권을 발급하는 제도다. 지난 2013년 런칭 이후 5년간 파일럿 형태로 운영되다가 2018년 공식 시행됐다.
캐나다 정부는 이를 통해 무서운 속도로 혁신 기술과 인재를 유치하고 있다. 실제 캐나다 이민국 통계에 따르면 캐나다에 창업한다는 조건으로 비자를 받고 캐나다에 정착한 창업가들 중 영주권을 받은 수는 올해 들어서만 600여 명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연간 규모(385명)에서 70% 가량 증가한 수치다. 캐나다 이민국은 예정대로라면 올해 최대 650명의 창업가에 영주권을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혁신 산업에 대해서는 민간과 머리를 맞대고 신속하게 규제를 마련하는 정책 유연성 또한 주목받는다. 캐나다가 전통 금융뿐 아니라 가상자산과 핀테크 등 신금융 분야를 무서운 속도로 키워나갈 수 있는 배경이다. 캐나다 주 정부와 함께 디지털자산 및 증권형토큰(STO)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든 핀테크 업체 ‘핀헤이븐’의 김도형 대표는 “캐나다 정부는 혁신 산업의 명과 암을 모두 들여다보기 위해 시장을 주도하는 스타트업들을 적극적으로 만나 충분한 논의를 한다”며 “리스크 검토 등을 거쳐 최대한 신속하게 가이드라인을 내놓는 식으로 신금융 분야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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