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어요]"브레이크로 자동 충전"…아우디 전기차 시대 여는 e-트론

by송승현 기자
2020.07.17 05:00:00

지난 15일 아우디 미디어 행사서 30여km 주행
브레이크 밟으면 배터리 충전…"서울-부산 문제없어"
사이드 미러 대신 카메라가 대신…적응은 필요
오르막길에서는 배터리 급격히 다는 모습도

아우디 브랜드 순수 첫 전기차 e-트론의 모습. (사진=아우디코리아 제공)
[홍천=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해발 765m 정상에 위치한 강원도 홍천 세이지우드. 갂아내려지고 구불구불한 도로를 달리는 아우디 브랜드의 첫 순수 전기차 ‘e-트론 55콰트로’(e-트론)은 웅장하고 묵직한 자태을 뽐내 말 그대로 ‘자동차’의 모습을 풍긴다. 경쟁 브랜드의 전기차 모델이 우아하면서도 각종 기능을 넣어 마치 전자제품과도 느껴지는 것과는 달리 e-트론은 아우디 브랜드 특유의 묵직함과 안정감을 동시에 보여준다.

지난 15일 강원도 홍천 세이지우드에서 개최한 ‘아우디 미디어 익스피리언스’ 행사에서 30여km e-트론을 타봤다. 전기차의 오랜 고민은 모터를 움직이는 배터리의 성능이다. 내연기관 차량은 전혀 문제가 없는 거리인 서울-부산을 전기차가 단 한 번의 충전도 없이 주행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배터리를 탑재해야 한다.

아우디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 e-트론의 옆 모습. (사진=송승현 기자)
그만큼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는 좋은 배터리를 합리적인 가격에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우디의 e-트론은 먼 거리의 주행을 위한 배터리 성능뿐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갔다. e-트론은 95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갖추고 있어서 서울-부산을 한 번의 충전도 없이 주파할 수 있다. 아울러 양산차 가운데 최초 새롭게 개발된 ‘브레이크-바이-와이어’ 시스템을 도입해 브레이크 사용 시 에너지가 회수돼 스스로 배터리를 충전한다.

실제 세이지우드에서 홍천휴게소까지 30여km 가운데 약 8km가량은 깎아내려지는 내리막길이다. 이날 출발 전 e-트론 계기판에 나타난 주행가능 수치는 197km였지만, 내리막길의 커브길을 돌면서 수차례 브레이크를 밟았더니 내리막 막바지에는 되려 주행가능 거리가 223km로 늘어나 있었다. 도착지인 홍천휴게소에 도착해서도 주행가능 거리는 1km만 줄어든 196km를 기록했다.

아우디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 e-트론은 사이드미러 대신 카메라가 달려 있다. (사진=송승현 기자)
e-트론의 또 한 가지 시그니처는 미래지향성을 보여주는 ‘버츄얼 사이드 미러’다. e-트론에는 사이드미러가 있어야 할 장소에 조그마한 카메라가 대신 달려있다. 사이드미러는 차량 실내 문짝에 위치해 있다. 카메라가 사이드미러의 역할을 하면서 결과물을 작은 화면에 보여주는 방식이다. 물론 기존 사이드미러처럼 운전자의 시야에 따라 방향과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또한 방향지시등을 켜면 이동하고자 하는 방향의 카메라 바깥쪽이 확대돼 사각지대를 방지할 수 있다. 새로운 시도에서도 아우디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지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츄얼 사이드 미러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한 듯 보였다. 운전 중 차선을 옮길 때 사이드미러를 바라보았지만, 그곳에는 카메라만 놓여있어 시선은 허공을 향했다.



e-트론은 새로운 기술만 돋보이는 것은 아니다. 아우디가 강조하는 것은 ‘전기를 동력으로 한 자동차’ 그 자체를 구현하는 것이다. 두 개의 강력한 전기 모터를 차량의 전방 및 후방 액슬에 각각 탑재하여 합산 최고 출력 360마력과 57.2kg.m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6초에 불과하다.

정숙성도 매우 탁월하다.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에 더해 외부 소음도 잘 차단해 시종일관 조용한 분위기에서 차량을 운전할 수 있었다. 서스펜션의 성능도 매우 훌륭하는 등 모든 성능이 조화를 이룬 결과 고속도로에서 주행할 당시 계기판을 보기 전까지 고속주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정도다.

아우디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 e-트론은 사이드미러 대신 카메라가 달려 있다. 사진은 실내 문에 위치한 사이드미러의 모습. (사진=송승현 기자)
다만 e-트론에게도 오르막길은 ‘쥐약’인 듯 보였다. 기본적으로 내연기관은 오르막에서 지속적인 엔진시동이 이뤄지고 있어서 차를 강하게 잡아준다. 그러나 e-트론은 오르막에서 잡아주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르막에서 정차를 위해 브레이크를 밟다가 떼면 곧장 뒤로밀려버려 하마터면 뒷 차량과 접촉사고가 일어날 뻔했다.

또한 홍천휴게소에서 세이지우드로 복귀하는 구간에는 반대로 오르막이 지속됐는데 출발 당시 주행가능 거리 196km가 도착하니 133km로 급감해 있었다. 오는 시간동안 통풍시트 3단계, 실내 온도 23.5°C로 바람세기는 2단계였다는 점을 고려해도 급격히 하락한 수치였다.

아우디 e-트론은 자사의 Q3를 기본 베이스로 한 것에도 불구하고 1억1700만원이라는 비교적 안정적인 가격으로 출시됐다.

아우디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 e-트론의 모습. (사진=아우디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