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조스, 부인에 위자료 40조원…의결권은 '유지'

by이준기 기자
2019.04.05 07:07:34

아마존 지분 25% 넘기되, 의결권은 주지 않기로
아마존 최대주주 유지…경영권 위협받지 않아
부인, 아마존 3대 주주…세계 4대 女부호 등극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중 하나인 아마존을 이끄는 제프 베이조스최고경영자(CEO)가 아내 매켄지 베이조스와 4일(현지시간) 이혼조건에 최종 합의했다. 제프는 현 보유하고 있는 아마존 지분 가운데 25%를 매켄지에게 넘기되, 그 지분에 대한 의결권은 유지하기로 해, 향후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위협받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경제전문매체 CNBC방송 등에 따르면 매켄지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아마존 등의 지분 분할에 대한 두 사람 간 합의사항을 공개했다. 현재 제프가 보유한 아마존 지분은 약 16.3% 수준으로, 이는 1300억달러 정도로 평가된다. 따라서 매켄지는 약 350억달러(40조원)가량의 지분을 받게 되는 셈이다. 다만, 지분에 대한 의결권은 모두 제프에게 넘기기로 했다. 더 나아가 매켄지는 제프가 소유한 워싱턴포스트(WP)와 우주 탐사업체 ‘블루 오리진’에 대한 자신의 권리도 모두 제프에게 양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제프는 아마존 최대주주는 물론, 세계 최고 부호 지위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관측이다. 매켄지도 아마존 전체 지분 가운데 4%를 보유하게 돼 제프와 자산운용사 뱅가드그룹에 이어 3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더 나아가 매켄지는 로레알 창업자의 손녀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메이예로와 월마트 창업자의 딸인 앨리스 월턴, 초콜릿 회사 마스그룹의 상속녀 재클린 마스에 이어 당당히 세계 4대 여성 부호 반열에 등극하게 됐다.

매켄지는 이날 트위터에 “이 놀라운 회사에 대한 제프의 지속적인 공헌을 지지한다”며 아마존 등의 의결권 양도에 대한 배경을 전했다.

이날 트윗은 이번 달 들어 매켄지가 처음으로 올린 트윗이라고 WSJ은 보도했다. 이에 제프 베이조스는 이날 성명에서 “이 (이혼 재산분할) 과정에서 그녀의 지원과 친절에 감사를 표시한다”며 “친구로서, 공동양육자로서 우리의 새로운 관계를 고대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다만, 두 사람은 이날 지분 문제를 제외한 주택 등 부동산, 양육권 등에 대해선 어떤 식으로 분할할지 언급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1992년 뉴욕의 헤지펀드(D.E Shaw)에서 처음 만나 이듬해인 1993년 결혼에 골인했다. 1994년 베이조스가 아마존을 설립했을 당시 매켄지는 회계 업무를 맡아 베이조스의 뒷바라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켄지는 현재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두 사람의 슬하엔 중국에서 입양한 딸 1명을 포함해 모두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