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 1%p 떨어지면 3개월 5만원 더 쓴다

by김경은 기자
2019.07.29 06:00:00

한국은행 BOK경제연구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대출 차입자가 더 영향 받아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주택담보대출금리가 1%포인트 인하되면 분기당 5만원(차주당)의 소비 진작 효과가 나타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송상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8일 ‘BOK경제연구; 통화정책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송 부연구위원은 “통화정책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 분석한 결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감소할 경우 이자비용이 줄어들어 소비를 더 늘리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2011년 2분기부터 2017년 3분기까지 기준금리를 3.25%에서 1.25%로 내렸고, 이에 따라 주담대 금리도 5.17%에서 3.00%로 내렸다.



송 부연구위원은 이같은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주담대 금리가 내린 효과를 본 10만6236명의 차입자의 대출, 카드, 연체 등 신용활동내역을 추적, 변동금리 차주의 경우 주담대 금리 1%포인트 인하시 약 8만원의 소비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고정금리대출자의 경우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차주 전체로는 1%포인트당 5만원의 소비 진작 효과가 포착됐다.

다만 금리 하락이 차입자의 소비에 미치는 정도는 차주별 특성에 따라 달랐다. 소득이 낮을 수록, 금융기관 차입 여건이 좋지 않을 수록 더 높은 한계소비성향을 나타냈다. 예컨대 유동성이 풍부한 차입자들의 경우 이자상환부담이 10만원 줄어들 경우 소비를 3만원 늘렸다면, 유동성이 부족한 차입자들은 10만원의 이자비용 부담 감소분 가운데 6만원을 소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부채가 많은 차입자의 경우는 이자부담 감소는 소비보다 디레버리징(원금상환)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송상윤 부연구위원은 “소득, 신용접근성, 유동성 등이 확장적 정책에 따른 소비 진작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만 소득보다 부채수준이 높은 차입자는 소비보다 원금상환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나 확장적 통화정책의 소비진작 효과는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