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승' 김광현 "자신있는 볼로 정면승부했다"

by박은별 기자
2014.04.18 22:04:21

사진=뉴시스
[문학=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내가 가장 자신있는 볼로 승부했다.”

SK 김광현이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상대 에이스 KIA 양현종과 맞대결서 얻은 승리라 의미는 컸다.

김광현은 1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 선발등판해 7회까지 4피안타 2사사구에 무실점 호투했다. 지난 4일 한화전(7이닝 무실점) 첫 승 이후 2주만에 거둔 승리다.

에이스 맞대결에서 김광현이 이겼다. 상대팀 선발투수는 평균자책점 0.45의 좌완 에이스 양현종. 선동열 KIA 감독도 경기 전 “지금 컨디션으로 봐선 현종이가 훨씬 낫지 않냐”며 에이스 맞대결서 양현종의 우세를 점쳤다.

그러나 김광현은 그러한 예상을 깼다. 위기는 있었지만 그 위기를 넘겨내는 힘이 더 강했던 덕분이었다. 동료들도 방망이, 수비로 에이스 김광현의 자존심을 살려줬다.

두 선수의 희비를 가른 건 결국 득점권에서의 집중력이었다. 연타를 맞지 않은 김광현 쪽이 승리와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김광현은 단 한 번의 연타도 허용하지 않은 반면 양현종은 6회부터 연타가 빌미가 돼 대량실점을 했다.

4회까지 매회 위기는 있었다. 1회 2사 후 3루수 최정의 수비 실책과 나지완의 안타로 1,2루 첫 위기를 맞은 김광현. 가장 자신있는 직구로 이범호를 뜬공으로 돌려세워 실점을 막았다.



2회엔 첫 타자 안치홍에게 유리한 볼카운트서 바깥쪽 직구를 공략당해 2루타를 뺏겼다. 이종환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김광현은 하위타선을 맞아 더 집중했다. 차일목은 체인지업에 땅볼로 돌려세웠고, 김선빈도 슬라이더로 현혹한 후 2S에서 직구로 승부, 1루 직선타로 막았다.

최대위기는 3회였다. 컨트롤이 흔들렸다. 첫 타자 이대형에게 볼넷, 박기남에게 안타를 뺏겨 무사 1,3루. 이번 위기는 두 개의 땅볼로 넘겨냈다. 필은 먼저 스트라이크를 잡아가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고 높은 직구로 땅볼로 잡았다. 나지완은 3B-1S까지 몰린 가운데 투심으로 타이밍을 뺏어냈다.

커브를 섞어간 4회엔 2사 후 이종환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견제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이후엔 큰 위기는 없었다. 5회를 삼자범퇴로 넘긴 김광현은 6회도 볼넷이 있긴 했으나 후속타자를 막아냈다. 7회도 삼자범퇴 마무리.

변화구의 완급조절과 볼배합으로 위기를 넘겨냈다. 7일을 쉰 덕분에 힘도 있었다. 초반 고비를 넘긴 김광현은 더욱 강해졌고 7회까지 에이스 임무를 소화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경기 후 김광현은 “투구 내용에 만족한다. 초반 위기를 넘긴 것이 좋았다. 2스트라이크 이후 승부를 하는 부분도 좋아졌다. 다만 볼넷 2개를 준 부분은 아쉽다. 더 줄여야 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양현종과 맞대결에 대해선 “맞붙은 것이 처음이죠?”라고 물을 만큼 크게 개의치 않는듯 싶었다. 김광현은 “원래 특별히 생각하진 않는다. 상대 투수보단 나한테 강한 타자가 누가 있었나, 이런 부분을 살핀다. 현종이는 친한 친구고 다음에 만나면 내가 또 질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냥 시즌 중 한 게임일 뿐이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광현이 집중한 건 “내 공을 던지자”다. 김광현은 “지난 번 등판 때도 그렇고 상대가 바깥쪽을 잘친다고 몸쪽으로 승부하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내가 바깥쪽에 가장 자신있다면 바깥쪽으로 정면승부하는 게 좋다. 오늘 내가 자신있는 공으로 던지겠다고, (정)상호 형에게 사인을 내달라고 했다. 내가 부담스러운 볼을 던지면 볼도 더 많아진다. 그런 부분들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최근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김광현은 안산공고 출신이기도 하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 희생자 대부분은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었다.

김광현은 “뉴스보고 마음이 계속 아팠다. 내가 안산 출신이기도 하고. 배 속에 있으면 얼마나 어둡고 춥겠는가. 어제 밤에 거실에 나갔다오는데도 무섭더라.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니 나도 마음이 아팠다. 빨리 구조됐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