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20 IPO]명신산업 뛰어넘은 새내기株 어디?

by박정수 기자
2020.12.25 09:40:00

올해 신규 상장사 공모가 대비 상승률 66.7%
신규 상장 76개사 가운데 공모가 대비 오른 곳 58개사
항암 면역세포치료제 기업 박셀바이오 상승률 633%
비비씨 40% 떨어져…"대표 구주매출 논란 영향도"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던 올해 증시 상승률만큼 새내기주들의 수익률도 고공 행진을 펼치고 있다. 특히나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기업공개(IPO) 시장에 뛰어들면서 새내기주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다.

24일 한국거래소 및 기업설명(IR) 전문 컨설팅 기업 IR큐더스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 기업(스팩 제외)은 76개사로 집계됐다. 특히 이들 기업의 공모가 대비 상승률은 66.7%(단순 평균)에 달한다. 지난해 신규 상장 기업의 공모가 대비 등락률은 4.9%에 불과하다.

윤정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올해는 부동산 규제와 함께 채권시장에 돈이 많이 풀리면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몰렸다”며 “무엇보다 IPO 기업에 대거 자금이 쏠리면서 증시 상승과 함께 맞물려 새내주 주가가 대부분 올랐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새내기주 대부분이 코스닥 기업으로 해외 글로벌 동종(PEER) 기업 기준으로 공모가를 선정하다보니 공모가가 할인돼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영향도 있다고 풀이했다.

실제 올해 신규 상장한 총 76개사 가운데 주가가 공모가 대비 오른 곳은 58개사에 달한다. 4분의 1에 불과한 18개사만 공모가 대비 주가가 떨어졌다.

기업별로 보면 올해 상장 후 공모가 대비 가장 주가가 많이 뛴 곳은 박셀바이오(323990)로 상승률은 633%에 달한다. ‘테슬라 효과’에 힘입어 가파른 주가 상승을 보였던 명신산업(009900)(532.3%)보다도 100%포인트 웃돈다. 상위권인 알체라(347860)(296.5%), SK바이오팜(326030)(248.9%), 포인트모바일(318020)(230.3%) 보다도 큰 폭으로 올랐다.

9월에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박셀바이오는 2010년 2월에 설립된 항암 면역세포치료제 개발 기업이다.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및 임상백신연구개발사업단에서 분사해 창업한 기업으로도 알려져 있다.



특히 박셀바이오 청약 경쟁률은 96.44대 1로 전체 청약경쟁률 평균(880.03대 1)을 크게 미치지 못했고 상장 당일에는 공모가(3만원)를 10% 밑도는 2만7000원으로 시초가를 형성, 종가는 2만1300원으로 하락 마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지속해서 상승하면서 현재 주가는 21만9900원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박셀바이오에 대해 파이프라인 ‘Vax-NK’ 세포치료제가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향후 ‘항암 면역세포치료’ 부문의 새로운 기대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지난 2016년 임상 1상을 시작한 Vax-NK는 1상에서 매우 뛰어난 임상 효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간세포암 치료 요법 중 가장 효과가 우수한 ‘간동맥내 항암주입요법’과 Vax-NK 투여를 병용한 임상 디자인을 적용, 11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했다”며 “그 결과 높은 객관적 반응률과 중앙생존기간 40개월로 매우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박셀바이오는 임상 2a상은 1상보다 Vax-NK세포의 투여 횟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지난 10월부터 임상이 개시됐다. 선 연구원은 “지난 6월 임상2a상의 첫 번째 환자로부터 ‘완전 관해’ 반응이 나오면서 임상2a상에서도 뛰어난 효능 입증을 기대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올해 상장 후 공모가 대비 가장 주가가 많이 떨어진 곳은 비비씨(318410)로 하락률이 40%에 달한다. 하위권인 젠큐릭스(229000)(-29.7%), 미코바이오메드(214610)(-29.0%), 엔피디(198080)(-24.5%), 에이플러스에셋(244920)(-22.4%)보다도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2008년 설립된 비비씨는 고분자 방사·가공기술을 기반으로 한 테이퍼모(미세 칫솔모) 제조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2019년 기준 국내 칫솔모 시장점유율 69%기록한 과점 기업으로 공모 당시 청약 경쟁률이 464.19대 1에 달했다.

한 증권사 스몰캡 연구원은 “비비씨는 상장 당시 피어기업 밸류에이션을 LG생활건강으로 잡아 높은 수준으로 공모가를 선정했다”며 “비비씨는 기업간거래(B2B) 기업임에도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기업인 LG생활건강과 비교하다 보니 무리하게 공모가를 잡은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비비씨 대표의 구주매출 이력이 개미투자자 사이에서 재조명 되면서 투자자들 신뢰가 떨어진 점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국내시장 점유율 지속 상승, 우량 고객(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확보, 마스크 매출액 등을 이유로 들어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는 크다고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현대 비비씨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4배 수준으로 바닥을 다지는 수준”이라며 “법인 전환 후 매출이 역성장한 적이 없는 만큼 비비씨의 향후 비전은 밝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