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상 최우수작]⑤ 뮤지컬 '스위니토드'

by장병호 기자
2020.02.20 05:02:30

'제7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뮤지컬부문 최우수작
손드하임 작곡…국내 세 번째 공연
한국적 유머넣어 '로컬라이제이션'
"작품·흥행성 갖춰 시장 외연 확장"



뮤지컬 ‘스위니토드’ 중 한 장면(사진=오디컴퍼니).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세 번의 공연을 거치면서 이제는 세계적으로 봐도 부족함이 없는 훌륭한 프로덕션이 됐다.”

‘제7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뮤지컬부문 최우수작을 가리기 위한 최종 심사는 그야말로 뜨거운 토론의 장이었다. 주목할 만한 창작뮤지컬은 물론 완성도와 흥행성을 고루 갖춘 라이선스뮤지컬까지 여느 해 못지않은 풍성한 작품들이 지난 한 해 관객과 만났기 때문이다. 긴 논의 끝에 선정된 최우수작은 오디컴퍼니가 제작한 뮤지컬 ‘스위니토드’(2019년 10월 2일~2020년 1월 27일 샤롯데씨어터)다.

‘스위니토드’는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혁신적인 작곡가라는 평가를 받아온 스티븐 손드하임(90)이 1979년에 발표한 작품이다. 스위니 토드란 이름으로 복수에 나서는 이발사 벤저민 바커의 이야기로 살인과 인육파이 등 다소 기괴한 소재가 등장하는 블랙 코미디다. 팀 버튼 영화감독이 2008년 조니 뎁 주연의 영화로 리메이크해 더 잘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2007년 뮤지컬해븐의 프로덕션으로 초연했는데 당시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그러나 2016년 재공연을 올린 오디컴퍼니의 새로운 프로덕션이 흥행에 성공했다. 이번 공연은 오디컴퍼니가 연출가 에릭 셰퍼와 손잡고 다시 선보인 세 번째 시즌공연으로 조승우·홍광호·박은태·옥주현·김지현 등 스타배우들을 내세워 평균 객석점유율 96%(유료 객석점유율 90%)를 기록하며 다시 흥행을 이어갔다.



심사위원단은 흥행성과 작품성을 고루 갖춰 한국 뮤지컬시장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한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심사위원단은 “‘스위니토드’는 로컬라이제이션을 잘한 대표적인 프로덕션”이라며 “한국식의 시니컬한 유머를 가미해 대중화 됐고 조승우·옥주현 등 배우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고 평가했다.

‘스위니토드’와 함께 경합을 벌인 작품은 ‘빅 피쉬’ ‘엑스칼리버’ ‘호프: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등이었다. 특히 알앤디웍스의 창작뮤지컬 ‘호프’는 ‘스위니토드’와 끝까지 경쟁한 막강한 후보였다. 무엇보다 앞으로의 뮤지컬시장을 이끌어갈 창작 레퍼토리의 탄생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의 지원을 밑바탕으로 ‘교육·작품 개발·상업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봤다.

그럼에도 ‘스위니토드’를 최우수작으로 선정한 것은 완성도 면에서 다른 작품은 따라가지 못할 뛰어난 수준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심사위원단은 “대중적으로 다가가기 어려운 주제를 완성도 있는 공연으로 변모시켰다”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잡아 뮤지컬 외연을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2019년 최고의 뮤지컬로 뽑기에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뮤지컬부문 심사위원

고희경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 교수, 김종헌 성신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김준희 한양대 연극영화과 교수, 박병성 더 뮤지컬 국장, 송경옥 뮤지컬 프로듀서, 신선호 안무감독,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 유희성 서울예술단 이사장, 지혜원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가나다 순)

뮤지컬 ‘스위니토드’ 중 한 장면(사진=오디컴퍼니).
뮤지컬 ‘스위니토드’ 중 한 장면(사진=오디컴퍼니).
뮤지컬 ‘스위니토드’ 중 한 장면(사진=오디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