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싸늘한 시선인지?" 차분했던 이승우가 살짝 발끈한 순간

by이석무 기자
2022.01.11 18:05:30

프로축구 수원FC에 입단한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이승우(24)가 11일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2 전지 훈련 미디어 캠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서귀포=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평소하던대로 했다가 많이 혼나기도 했다. 기자분들께서 너무 공격적으로 대해주다보니 나도 변하게 된 것 같다”

통통 튀는 언행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승우(24)가 달라졌다. 말을 최대한 조심스럽게 하려고 애썼다. 마치 현역시절 박지성을 보는 것처럼 ‘정답’만을 말하려고 했다. 다소 민감한 질문에는 살짝 발끈하는 듯 했지만 이내 차분하게 대답을 이어갔다.

이승우는 11일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열린 K리그 전지 훈련 미디어 캠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 세례를 한몸에 받았다. 그동안 지난해 12월 수원FC에 입단한 이후 사실상 첫 공식 행사라 수십명의 취재진이 서귀포까지 찾아 취재 경쟁을 벌였다.

인터뷰가 마냥 화기애애했던 것만은 아니다. 한 방송사 기자가 “K리그 복귀에 싸늘한 시선을 가진 팬들도 있다”는 민감한 질문을 던졌다. 이승우는 “어떤 싸늘한 시선인지 나도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기자님의 생각을 이야기한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맞받아쳤다. 그의 말투에는 살짝 불쾌감이 묻어났다.

하지만 이승우는 이내 겸손하게 답했다. 그는 “제가 아직 K리그에 뛰어보지 못해 실력적으로 어떻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지금은 최대한 몸을 끌어올려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목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다른 방송사 기자가 ‘예전과 다른 모습이다. 그전처럼 자신있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하자 이승우는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승우는 “평소 하던대로 했다가 많이 혼나기도 했고 기자분들이 안좋게 쓰기도 했다”면서 “좋게 봐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안좋게 보시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튀지 않게, 문제가 안 일어나게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분들이너무 공격적으로 대해줘 나도 변하게 된거 같다”며 “말로 (공격포인트를)몇 개 하겠다고 했다가 결과가 안좋으면 부담감이나 욕은 선수가 받는 만큼 신중하고 생각있게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말보다는 경기장에서 더 많이 보여주고 싶고 보여주고 나서 말할 수 있는 자리가 왔으면 좋겠다”며 “지금은 몇개 하겠다보다 잘 준비해서 경기장 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10개 하고 나서 20개 하겠다고 말하겠다”고 속내를 밝혔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주로 10번을 달았던 이승우는 등번호에 대한 욕심도 비웠다. 그는 “원하는 번호는 없고, 비어 있는 번호로 들어가려고 한다”며 “(바라는 등번호를) 어느 정도 써내긴 했는데 아직 정해진 것이 없어서 말씀드리기 그렇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