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페이스북發 '가상통화 빅뱅'..사이버 세계 독립 이룰까

by이재운 기자
2019.06.25 06:00:00

내년 상반기 상용화 목표 '리브라'
페이스북 생태계 '가상 통화' 역할
카카오도 적극..구글·애플 행보 촉각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페이스북이 소문만 무성하던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Libra)의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으면서, 사이버 세계가 기존 국가체제의 제약을 넘어 자체 생태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운영체 ‘리브라 어소시에이션’(Libra Association)이 리브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내놓으면서, 주요 IT 기업의 움직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페이스북은 스위스 제네바에 근거를 둔 운영체(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을 통해 중립적인 운영 속에 결제와 송금 중심으로 리브라 암호화폐를 운영한다는 계획이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페이스북 서비스를 비롯해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 관련 계열 서비스 내부에서 자체 가상통화로 사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이 ‘칼리브라’라는 자회사를 세워 전자지갑 등 관련 서비스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힌 점은 이런 관측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특히 운영체에 참여한 페이팔 등 지급결제 사업자는 물론, 우버나 리프트처럼 온·오프라인(O2O) 통합 서비스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도 광고 등 디지털 마케팅과 전자상거래 기능을 강화하고 있어 역시 자체 암호화폐의 파장이 남다르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전세계 페이스북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가상 통화’가 생기는 셈이기 때문이다. 리브라의 주요 공략 대상도 17억명에 달하는 ‘금융 소외 계층’이다.

블록체인·암호화폐 전문 조사분석업체 체인파트너스는 보고서에서 “리브라의 미션은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간편한 세계 화폐와 금융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며 “페이스북은 궁극적으로 글로벌 금융 플랫폼이 되어 다양한 금융사업을 전개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다른 ‘자체 생태계’를 갖춘 곳으로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카카오(035720)가 자회사인 그라운드X를 통해 자체 암호화폐를 개발 중이고, 네이버도 역시 관련 작업에 착수한 상태이다. 구글이나 애플, 소프트뱅크 등 자체 서비스 구조를 갖춘 업체들의 대응 여부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최근 비트코인(1BTC) 가격이 해외에서 1만달러, 한국에서도 1100만원을 넘어서는 등 강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페이스북 리브라의 영향이 크다”며 “리브라가 본격 상용화되는 내년 상반기에는 국제 사회의 규제기준 마련을 통한 제도화와 맞물려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