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성웅 기자
2019.02.07 06:05:00
지난해 12월 대(對) 중국 화장품 수출 5%↓
중국 화장품 시장 성장 둔화와 현지 브랜드 고속 성장
중국인 선호 여행지서 한국 15위 밖으로 밀려
LG생건·신세계인터 등 럭셔리 브랜드 중국 시장 공략 강화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한국 화장품의 중국 수출에 제동이 걸렸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지난해 12월 한국 화장품 수출이 20개월 만에 처음 감소했다. 중국 자국 브랜드의 점유율 향상과 일본 화장품의 부활 등도 한국 화장품의 수출 감소를 불러왔다. 국내 화장품 업계는 럭셔리 화장품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6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화장품 시장 규모는 5000억위안(약 83조원)을 넘어섰다. 중국 화장품 시장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10.8% 성장률을 보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여 왔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13.5%에 달했던 성장률은 지난해 10.5%로 줄었다. 중국산업정보망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성장률은 4~5%대로 둔화될 전망이다.
우리 화장품업체의 최대 수출처였던 중국 시장의 성장 둔화가 본격화되면서 수출액도 감소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 화장품 수출액이 줄어든 건 지난 2017년 4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당시는 중국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단행했던 시기다.
이중에서도 대(對) 중국 수출액은 1억4560만달러(1626억3500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6% 가까이 빠졌다. 범위를 홍콩과 대만 등 중화권으로 넓히면 수출 감소는 14%로 늘어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중국 자국 브랜드들의 성장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 국내 화장품 제조업자 개발·생산(ODM)업체의 기술력에 힘입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중국 현지 브랜드 인지도 1위인 ‘바이췌링’이 대표적인 예다. 또 ‘자라(Jala)’, ‘샹메이(Chicmax)’ 등이 중국 화장품 시장 상위 10개 브랜드에 올랐다.
이에 더해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선 일본 화장품까지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티몰과 타오바오의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의 판매 금액을 분기별 분석한 결과, 일본 화장품 점유율이 13.9%로 한국 화장품(12.0%)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인들의 해외 여행지 변화와 맞물린 결과다.
올해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맞아 700만명의 중국인이 해외로 떠났다. 지난해와 비교해 8% 늘었다. 중국인이 가장 많이 찾은 해외 국가는 태국과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으로 조사됐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태국, 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했던 한국은 올해 1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반면 일본은 엔저 등에 힘입어 2위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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