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에 빠진 2030…심혈관질환은 나이를 묻지 않는다

by이순용 기자
2016.06.07 06:30:00

육류·가공식품 위주 식습관 탓 젊은층에서도 빈번하게 발생
육류 대신 생선, 고열량 피하고 채소 하루 400g이상 섭취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육류와 탄산음료를 즐겨 먹던 강모(35)씨는 최근 갑작스럽게 가슴이 뻐근함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협심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최근 강모 씨의 경우처럼 흔히 중년 또는 고연령층에서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는 심혈관 질환이 20, 30대의 젊은 층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유병 연령대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 또한 과거에 비해 심혈관질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망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년 허혈성 심장질환(관상동맥질환)으로 검진받은 사람은 79만 명으로 10년 전인 2003년에 비해 58% 가량 증가했다.

보건복지부의 ‘2013 보건복지통계연보’를 보면 지난 2012년 전체 사망자(인구 10만명 당)가운데 가장 많은 원인을 차지한 것은 암(146.5명)이었고, 심장질환(52.5명), 뇌혈관질환(51.1명)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2002년에는 뇌혈관질환 사망자가 10만 명당 77명, 심장질환 사망자가 36.9명으로 뇌혈관질환 사망률이 2배 이상 높았다. 하지만 최근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감소하고, 심장질환 사망률이 점진적으로 늘어나면서 순위가 바뀌었다.

이렇듯 돌연사까지 초래할 수 있는 심혈관질환은 현대인들이 가장 유의해야 할 질병 중 하나가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심혈관질환 발병률의 증가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서구화된 식습관을 꼽을 수 있는데 패스트푸드, 육류, 가공식품의 섭취 증가로 심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2011년 세계보건기구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과일과 야채 섭취가 적고, 포화지방 또는 트랜스 지방의 섭취가 높은 경우를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unhealthy diet)’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식습관을 유지할 경우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높아진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특히나 지방과 당의 함량이 높은 고열량의 가공식품을 자주 섭취할 경우 비만으로 이어져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률이 높아지게 된다.

또한 2002년 심혈관 관련 저널의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의 중요한 식습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첫째 체질량 지수를 25 kg/m2 이하로 유지하라 (서양인 기준이므로 우리나라는 이보다 훨씬 낮은 체질량 지수가 요구된다). 둘째 섭취하는 포화 지방산은 총 에너지의 10% 미만으로, 트랜스 지방은 2% 미만으로 줄여라. 셋째 육류 대신 어류를 적어도 주 1회 섭취하라. 넷째 하루에 400g 이상의 야채와 과일을 섭취하라. 다섯째 염분 섭취는 하루 6g 미만으로 줄여라. 이는 고열량 식이, 육류, 가공 식품 등의 섭취를 지양하고 건강한 식습관(healty diet)를 권장하는 지침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야채 등의 건강한 식습관을 가진 경우 혈관의 탄력성이 좋아져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사망 위험도 낮춰준다.

통조림, 가공육을 포함한 가공식품, 고지방 생선, 붉은 살코기, 당분이 함유된 음식, 탄산음료 등의 음식 대신 저염, 저지방 음식, 신선한 과일, 흰 살코기 생선, 견과류, 콩 등을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김민정 세종병원 심장내과 과장은 “심혈관질환은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여러 연구결과나 최근 추세를 보면 서구화된 식습관이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균형 잡힌 식사 외에도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정기 검진이 중요하며, 가슴 두근거림이나 가슴 통증이 느껴진다면 적극 내원하여 검사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