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남북전, 22일 서울 개최 불투명...북한 3국 또는 제주 개최 주장

by김삼우 기자
2008.06.10 20:27:17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22일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인 한국과 북한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최종전 개최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북한이 서울이 아닌 제 3국 또는 제주도 개최를 주장하고 있는 탓이다.

대한축구협회는 10일 북한 개성에서 열린 월드컵 지역 예선 최종전 관련 실무접촉에서 북한이 “현재 남측의 여러 가지 상황으로 선수단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를 제시하며 이같이 요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서울이 안전하지 않다는 북측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고, 국제축구연맹(FIFA)이 5월 3일 경기 장소(서울)를 확정하고 경기 감독관 심판 등을 배정했기 때문에 북한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양측은 북한이 조만간 최종 입장을 정리, 축구협회에 통보해 주기로 하고 헤어졌으나 22일 서울 경기 개최를 낙관할 수 없게 됐다. 북한은 평양에서 열기로 했던 한국과의 월드컵 지역 예선 2차전을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 불가’를 주장한 끝에 홈 경기의 이점을 포기하고 중국 상하이로 옮겨 치르는 강수를 둔바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달에도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경기 장소를 제 3국으로 옮겨 줄 것을 요청했으나 FIFA가 일축했다.

2승2무(승점 8)로 한국과 승점에서 동률을 이루고 골득실에서 뒤지는 2위를 달리고 있는 북한은 14일 요르단과의 평양 홈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최종 예선에 진출하는 상황. 서울 경기를 끝내 거부할 경우 해당 경기 몰수패를 비롯 FIFA의 추가 제재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의 주장을 고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예기치 못한 결정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실무접촉에는 이회택 축구협회 부회장이 한국 대표단 단장으로 참석했고 북한에서는 손광호 조선축구협회 부위원장이 나왔다.